[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들 중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데뷔 이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반면 오타니 쇼헤이는 안타는 물론 볼넷도 얻어내지 못하면서 연속 안타와 출루 기록이 모두 중단됐다.
다저스는 26일 (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다.
▲ 선발 라인업
다저스 : 무키 베츠(2루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키케 에르난데스(3루수)-앤디 파헤즈(중견수)-크리스 테일러(좌익수)-미겔 로하스(유격수)-오스틴 반스(포수),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워싱턴 : CJ 에이브람스(유격수)-제시 윈커(지명타자)-조이 메네시스(1루수)-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2루수)-키버트 루이즈(포수)-조이 갈로(우익수)-에디 로사리오(좌익수)-일데마로 바르가스(3루수)-제이콥 영(중견수), 선발 투수 맥켄지 고어.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초 3년 연속 퍼시픽리그 투수 4관왕(다승, 승률, 탈삼진, 평균자책점), 정규시즌 MVP,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까지 품에 안는 등 일본 무대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이번 겨울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46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손에 넣었다.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몸값으로 다저스의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정규시즌 스타트는 아쉬움이 컸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시리즈에서 1이닝 5실점(5자책)이라는 아쉬운 투구를 남긴 채 시즌을 시작했다. 그래도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한국에서 투구와 다른 결과를 내놓기 시작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치른 본토 개막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지난 7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다시 한번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후 승리와 연이 닿지 않고 있지만, 투구내용은 나쁘지 않다. 야마모토는 13일 다시 만난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5이닝 3실점(3자책)으로 선방했고, 지난 20일 뉴욕 메츠와 맞대결에서는 6이닝 4실점(3자책)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까지 손에 넣었다. 엄청난 몸값에 어울리는 투구 내용, 성적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조금씩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을 해 나가는 모양새. 이날 야마모토는 워싱턴을 상대로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 4469억원 몸값에 걸맞은 투구, 드디어 나왔다!
경기 시작 과정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야마모토는 1회 CJ 에이브람스-제시 윈커-조이 메네시스로 이어지는 워싱턴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시작했다. 특히 3번 타자 메네시스를 삼진 처리한 공은 이날 가장 빠른 96.8마일(약 155.8km). 그리고 2회 루이스 가르시아를 스플리터, 후속타자 키버트 루이즈를 커브로 삼진 처리한 뒤 조이 갈로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에디 로사리오를 좌익수 뜬공으로 묶어냈다.
첫 위기도 잘 넘겼다. 야마모토는 3회 선두타자 일데마로 바르가스를 땅볼로 잡아낸 뒤 제이콥 영에게 0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는 커브를 공략당해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에이브람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윈커까지 땅볼 처리하며 무실점 순항을 이어갔다. 그리고 4회에도 야마모토는 메네시스에게 초구 커브에 2루타를 허용했는데, 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루이즈-갈로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워 이닝을 매듭지었다.
야마모토는 5회 수비 과정에서 정말 큰 부상을 당할 뻔했다. 선두타자 로사리오가 친 타구가 무려 104.8마일(약 168.7km)의 속도로 야마모토의 ‘얼굴’을 향해 뻗어나갔다. 그대로 맞았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이때 야마모토가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타구를 잡아냈고, 다행히 우려할 만한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첫 타자를 어렵사리 요리한 야마모토는 바르가스와 영을 각각 스플리터, 포심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하며 1점차의 근소한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야마모토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에이브람스와 윈커를 범타로 잡아낸 후 메네시스와 가르시아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루이즈를 땅볼로 묶어내며, 빅리그 데뷔 이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 얼마만의 침묵이야? 9경기 연속 안타+22경기 연속 출루의 중단
오타니의 타격감은 그야말로 절정에 달해 있다. 올 시즌 득점권 찬스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날(25일)경기에서 3개의 안타를 모두 2루타로 만들어낼 정도. 그야말로 현재 오타니의 방망이에 스치면 장타가 만들어질 만큼 타격감이 좋다. 지금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2루타 기록을 비롯해 ‘최고의 지명타자’ 에드가 마르티네즈가 보유하고 있는 지명타자 최고 타율과 OPS 기록을 모두 넘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날 오타니는 평소와 조금 달랐다. 오타니는 1회 1사 주자 없는 첫 번째 타석에서 워싱턴 선발 맥켄지 고어를 상대로 3구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출발했다. 고어는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의 반대급부로 워싱턴의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고의 유망주 투수라는 점을 보여주는 투구였다. 그리고 오타니는 2회 무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다시 한번 고어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좋지 않은 흐름은 계속됐다. 오타니는 5회초 1사 1, 3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이번에는 고어의 초구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내밀었는데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가뜩이나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었다. 그리고 8회초 무키 베츠의 볼넷과 도루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워싱턴의 바뀐 투수 조던 윔스를 상대로도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며 침묵했다. 그 결과 오타니는 9경기 연속 안타와 2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이 이날 경기로 중단됐다. 게다가 줄곧 상승 곡선만 그리던 타율 또한 0.371에서 0.358로 크게 떨어졌다.
▲ 4연승 질주, 오타니가 침묵해도 LAD는 강하다
이날 다저스와 워싱턴의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이었다.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는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워싱턴 선발 맥켄지 고어 또한 6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훌륭한 선발 맞대결을 보여줬다. 하지만 오타니를 비롯해 타선이 전체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다저스는 강했다. 다저스는 워싱턴과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4연승을 내달렸다.
이날 선취점은 당연히 다저스의 몫이었다. 다저스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초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워싱턴 선발 고어를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형성된 ‘실투’ 체인지업을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양 팀 선발의 호투 속에서 이 균형은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는데, 다저스는 경기 막바지 한 점을 더 달아났다.
다저스는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무키 베츠의 볼넷과 도루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프레디 프리먼이 승기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적시타를 터뜨리며 2-0으로 달아났다. 이에 워싱턴은 8회말 공격에서 에이브람스의 안타-도루 등으로 마련된 1사 3루에서 메네시스가 한 점을 추격했다. 하지만 이 점수가 경기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다저스는 9회말 수비에서 워싱턴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2-1로 신승을 거두며 4연승을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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