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에 ‘미국판’ 오타니 쇼헤이로 엄청난 주목을 받는 선수가 등장했다. 잭 캐글라이논이 무려 100마일(약 160.9km)의 강속구를 뿌리고, 157m 짜리 초대형 홈런을 비롯해, 9경기 연속 아치를 그리는 등 남다른 재능을 뽐내고 있다.
지난 2021년 전세계 야구계가 신선한 충격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LA 에인절스에 몸담고 있던 오타니 쇼헤이가 마운드에서 23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석에서 155경기에 출전해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타율 0.257 OPS 0.965라는 압권의 성적을 통해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MVP로 선정된 까닭이었다. 그야말로 전세계적으로 ‘이도류’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는 일이었다.
물론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부터 ‘투·타 겸업’을 통해 투수로 85경기에 등판해 42승 15패 1홀드 평균자책점 2.52, 타자로 5시즌 동안 403경기에 나서 296안타 48홈런 13도루 타율 0.286 OPS 0.858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을 때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빅리그에 입성한 후에도 ‘이도류’로 행보를 이어갔지만, 이렇게 괴물같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충격은 배가 됐다.
특히 오타니의 활약은 반짝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2022시즌에도 160안타 34홈런 95타점 타율 0.273 OPS 0.875-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MVP 경쟁을 벌였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앞둔 지난해에도 타석에서 151안타 44홈런 95타점 타율 0.304 OPS 1.066, 마운드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의 독보적인 성적을 손에 넣었고, 다시 한번 만장일치 MVP 타이틀을 품었다. 이는 오타니의 몸값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지만, 꿈나무들에게도 ‘희망’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에서도 아마추어 시절에는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양 쪽에서 모두 남다른 재능을 뽐내더라도, 결국 프로 무대에 입성하는 순간 한 가지의 포지션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되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오타니라는 존재 덕분에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두 가지 모두 놓지 않은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도류’라는 단어를 꺼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전설’ 베이브 루스가 아닌 오타니가 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오타니 외에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는 몇몇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로는 현재 텍사스 레인저스에 몸담고 있는 마이클 로렌젠. 투수로 10시즌 동안 42승 38패 71홀드 15세이브 평균자책점 4.09, 타자로는 352경기에서 31안타 7홈런 타율 0.233 OPS 0.711을 기록 중이다. 타자로는 2021시즌 이후 출전이 없는 상황. ‘이도류’ 유망주로 손꼽혔던 선수로는 201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탬파베이 레이스의 선택을 받은 브랜든 맥케이가 있다.
그런데 이들과 조금 다른 유망주가 등장했다. 플로리다 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잭 캐글리아논’이다. 얼마나 훌륭한 재능을 갖추고 있는지는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캐글리아논은 2022년 대학교 1학년 시절 28경기에서 30안타 7홈런 27타점 타율 0.289 OPS 0.887의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해 타자로 71경기에서 91안타 33홈런 90타점 타율 0.323 OPS 1.126, 마운드에서는 18경기에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올해는 투·타 양 쪽에서 한 단계씩이 더 업그레이드 됐다. 캐글리아논은 올 시즌 타자로 40경기에서 무려 25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66안타 49타점 타율 0.410 OPS 1.391, 마운드에서는 9경기에 나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캐글리아논은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와 타격 재능은 물론, 투수(좌완)로는 최고 100마일(약 160.9km)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다. 어느 한 쪽도 포기하기 힘든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캐클리아논은 지난 17일 경기에서는 무려 516피트(약 157.3m)의 초대형 홈런을 터뜨리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지난 7일 미주리 대학과 맞대결을 시작으로 20일 밴더빌트 대학전까지 9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비공인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대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리고 이튿날 홈런을 생산하지 못하면서 기록이 중단됐으나, 지난 24일 스테츤 대학을 상대로 멀티홈런을 쏘아 올리며 11경기 11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119이닝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87개의 볼넷을 기록했다는 점은 우려 요소지만, 현재 캐글리아논은 프로 무대를 밟지 않은 아마추어들 중 TOP 2로 손꼽히고 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은 확정적인 상황. ‘MLB.com’이 지난 25일 선정한 드래프트 TOP 150에서는 전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잭타니’라는 별명까지 생긴 캐글라이논이 어떠한 구단의 선택을 받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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