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익 중시하는 트럼프
전직 美 관리 “더 안전해지려는
동맹 막는 게 美에 이익인가”
미국 대선이 7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선거 결과가 한국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연임 시 비확산 체제 수호라는 기존 대외정책이 유지될 전망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안보 패러다임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손꼽히는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출연해 “핵확산은 우리 동맹에도 나쁜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나쁜 선택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을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개인적으로 핵 확산을 옹호하지 않지만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우리의 지정학적 이익과 동맹, 그리고 한국의 안보 및 신뢰할 만한 현실적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확산에 우선순위를 둬 온 미국 정책을 손 볼 때가 됐다며 “최근 전략적 상황과 우리의 군사적 준비 부족,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증강 등으로 인해 기존 방식(비확산)이 적합하지 않은 매우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며 “동맹을 제재하거나 동맹이 더 안전해지기 위해 취하려는 조치를 막는 게 미국에 이익인지 생각해 보라”라고 되물었다.
한국 등 주요 동맹의 자체 핵역량 강화를 미국이 막아서는 것은 미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전쟁에 지친 분위기에서 우리(미국)가 국방비를 두 배로 늘릴 수 없다”며 “우리는 일종의 베트남전 이후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안보를 더 많이 책임지려는 동맹의 진지한 노력을 더 수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우호적 핵확산’이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면서도 “해법은 진지하고 즉각적이어야 한다. 중국·북한과의 잠재적 전쟁 위협은 10년 이내에, 어쩌면 더 빨리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韓 독자 핵무장 허용 앞서
전술핵 재배치하자는 의견도
상호확증파괴 구축 차원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용인하기 앞서 미국이 각종 재래식 및 핵 전력을 역내에 확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싸우면 양쪽 다 죽는다’는 상호확증파괴가 이뤄져야 전쟁 억지가 가능한 만큼, 핵무기를 늘려가는 중국·북한 행태를 고려해 미국이 역내 군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은 유럽 사례를 언급하며 전쟁 시 모두가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는 ‘믿음’이 형성돼야 평화가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미국이 서태평양 일대에서 전술핵 및 재래식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터스 연구원은 “한국이 독자 핵보유국이 되기 전, 해상 순항미사일 등을 포함한 미국의 서태평양 핵태세 강화 노력을 보고 싶다”며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다시 배치하는 데 대해 매우 열려있다”고 말했다.
바이든과 동행 중인 윤정부
비확산 및 확장억제 강조
윤석열 정부는 워싱턴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 핵역량 강화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바이든 행정부와 비확산 체제 수호 및 확장억제 강화 노력을 이어온 만큼, 일단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모양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독자핵무장 이야기도 나오지만, 현실과는 굉장히 거리가 먼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미 핵협의그룹(NCG) 안착을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NCG는 (미국이) 특정국과 (확장억제를) 양자 차원에서 하는 유일한 사례”라며 “그동안의 핵 비확산에 비춰보면 획기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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