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7일 이래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언론인이 이스라엘 공격에 의해 100명 넘게 피살됐다. 이스라엘이 무력분쟁 지역의 언론인을 보호해야 하는 국제인도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10월7일 이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약 105명의 언론인을 살해했으며 이 중 최소 22명의 언론인은 취재 중이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RSF는 “가자지구는 연일 계속되는 포격으로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점차 기자들의 대피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RSF는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가하는 압력을 강화해 학살을 종식시키고, 팔레스타인 저널리즘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언론인들은 가자지구가 완전히 포위된 상황에서 매일 공포 속에 살고 있어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RSF를 비롯한 여러 비정부기구가 가자지구 남쪽 라파 국경지대를 개방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가자지구는 여전히 이스라엘 군대와 동행하는 기자들만 가능하도록 제한되고 있고 취재도 이스라엘이 허용한 지역만 수 있다”며 “가자지구에서 대피한 언론인은 소수에 그친다”고 했다.
가자지구의 언론 당국도 같은 날 새 통계를 발표하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소 100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 언론인이 살해된 건 지난 20일, 팔레스타인인 무하메드 아부 하이디는 가자시티 인근 자택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선 50개 넘는 언론사 사옥과 사무실이 이스라엘 공격에 의해 파괴됐다. 기자들은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사무실에 취재장비를 두고 강제이주에 의해 남쪽으로 내려온 뒤 통신 두절을 겪으면서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며 취재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이 무력분쟁 지역에서 일하는 언론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제인도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파리에 본부를 둔 RSF는 현재까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언론인을 상대로 저지른 전쟁범죄 혐의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ICC) 두 차례 제소했다.
국제기자연맹의 팀 도슨 사무차장은 “어떤 분쟁에서도 이렇게 많은 언론인이 집중적으로 사망한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분쟁이 시작될 당시 가자지구에는 약 1000명의 언론인이 있었다.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7.5%에서 10%가 사망했다면 이는 매우 높은 수치”라고 했다.
가자지구 남쪽 라파에 있는 팔레스타인 기자 타렉 아부 아숨은 28일 알자지라에 “음식, 물, 의약품 등 기본적인 물품을 구하는 데 매일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가자지구에서 취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우리는 카메라 앞에 서기 전에 가족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언제 포격당할지 모르는 위험에 둘러싸여 있다”고 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또는 이스라엘 군의 명령에 따라 소위 안전지대에 있어야 하는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계속 옮겨 다니지만, 우리는 그 지역에서도 대량학살 행위를 목격한다”며 “보도하는 동안 수많은 동료와 가족을 잃었다. 피비린내 나는 장면이나 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어머니를 마주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제쳐두고 다시 카메라 앞에 서서 보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에 의해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기존 200만 명 가운데 3만 4356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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