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회동이 29일 월요일 오후 2시 차담회로 확정됐다. 지난 4월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한 이후 열흘 만에 실제 만남이 성사된 셈이다.
시간이 걸린 배경은 의제 설정에 따른 줄다리기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 협상에 대해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사전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은 “윤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든 들을 수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고, 이재명 대표 또한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마찬가지 입장을 피력하신 바 있다“며 ”이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서 형식이나 조건에 구애받지 말고 국정 전반에 대해 풍요롭고 다양한 대화를 해달라는 국민 여론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의 첫 번째 목적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있다. 윤 대통령은 임기 2년이 다되어 가도록 국정 파트너인 야당 당수의 의견을 직접 만나 경청하고 조율하지 못했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내의 권력을 장악하는데 그리고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느라 민생 관련 국가원수와 머리를 맛 댈 여유가 없었다. 국민들은 불안하다. 총선 참패로 108석의 집권 여당을 쳐다보기가 애처롭고 175석의 거대 정당인 야당이 ‘특검법 정국’에 몰입돼 민생 돌파구를 주도해 나갈지도 의문스럽다. 그 심각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효과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동이다.
빅데이터는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21~24일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봤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비서실장’, ‘민주당’, ‘이재명’, ‘수석’, ‘국민’, ‘정무’, ‘조국’, ‘국회’, ‘정진석’, ‘국민의힘’, ‘정부’, ‘정치’, ‘청사’, ‘더불어민주당’ 등으로 올라왔다. 이재명 대표와 정진석 비서실장이 연관어로 나와 있어 용산 대통령실 회동과 신임 비서실장 임명으로 소통 돌파구를 만들려는 의지로 읽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민주당’, ‘조국’, ‘국회’,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정치’, ‘특검’, ‘검찰’, ‘의장’, ‘쿠팡’, ‘정부’, ‘수석’, ‘정무’ 등으로 나와 있다(그림1). 쿠팡 연관어는 이 대표가 지난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이천 쿠팡 화재 사건 때 ‘떡볶이 먹방’을 했던 일이 재소환된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회동에서 양쪽이 강조하는 의제는 확연히 엇갈린다. 대통령실은 ‘민생’을 강조하고 있고 이재명 대표측은 해병대 특검을 비롯해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 등 기존에 민주당이 총선부터 강조했던 공약 사항에 대해 대통령과 나눌 의제로 주장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민주당이 강조하는 의제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봤다. 25만원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현금’, ‘특검’, ‘회복’, ‘기준’, ‘가격’, ‘재정’, ‘비용’, ‘돈’, ‘소상공인’, ‘추가’ 등으로 나타났고 특검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진상규명’, ‘국정조사’, ‘패스트트랙’, ‘임기’, ‘범죄’, ‘검사’, ‘윤석열정부’, ‘mbc’, ‘국방부’, ‘대변인’ 등으로 나왔다. 두 키워드에 대한 공통적인 빅데이터 연관어로 ‘민주당’, ‘총선’, ‘국민’, ‘대표’, ‘대통령’이 올라왔다(그림2).
빅데이터 연관어로만 보아도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이나 특검 관련 내용은 1시간 또는 1시간 30분 남짓의 차담회 시간 내에 결과를 도출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어떤 주제든 서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작은 성과를 거두고 향후에 자주 만남을 이어가는 것이야 말로 국민이 원하는 ‘조건 없는’ 소통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교전으로 중동 위기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크림 반도에서는 계속해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과거 어느 때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강 달러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차 줄이고 있는 사정이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다. 이런 시국에 국가 경영을 주도해 나가야 할 국가 정상과 다수당 대표의 만남은 한 가지 이유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즉각 만나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바로 ‘민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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