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필두로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를 휩쓸었던 생성형 인공지능(AI) 테마가 올해도 미국 증시를 우상향 시킬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심지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없어도 괜찮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월스트리트 강세론자들은 금리 인하 없이도 증시 반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견고한 성장과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이 미국 증시의 기록적인 상승을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그간 미국 S&P500지수는 계속해서 상향 그래프를 그렸는데 4월 들어 약세가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이 이번 하락을 단지 일시적인 현상인지,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같은 상승 곡선을 그리게 한 원동력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AI 특수였다. 그런데 최근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잇달아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고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더욱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충돌하고 이란까지 얽히면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진 것도 금리 조정 가능성에 악영향을 줬다.
연초까지만 해도 연준이 올해 6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었으나, 지금은 연내 한 차례 또는 없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전히 견고한 3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반대로 저조한 성장률의 영향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통 기대 이하의 성장률은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희망을 키우지만, 계속되는 물가 압력이 그런 전망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AI 관련주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등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여 미국 증시의 추가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통신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강세론자들은 최근 약세의 해답으로 1990년대를 들었다. 당시 금리는 지금 수준과 비슷한 고금리였는데, 그럼에도 증시는 3배 이상 폭등했다. 견실한 경제 성장과 당시 화두였던 닷컴버블 덕분이었다. 닷컴버블은 인터넷과 관련된 산업이 발전하면서 산업 국가의 주식 시장에서 지분 금액이 급격하게 오른 1995년부터 2000년에 발생한 거품 경제 현상이다.
고금리라고 반드시 주가가 하락하란 법은 없으며, 기업 실적이 받쳐준다면 증시가 랠리할 수 있다는 게 추가 랠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런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데,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알파벳이 10% 이상 폭등하는 등 기술주가 일제히 랠리했다.
다른 기업들도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에도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81%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 연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분기 기업 순익은 전년 대비 4.7%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3.8%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분석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S&P500 종목들의 지난해 순익은 둔화했었지만 올해는 8%, 내년에는 14% 각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지정학적 위험이 증가하고 세계 곳곳에서 선거가 예정되어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급증하는 현 시장에서 헷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성장과 중국 경제의 반등 조짐을 기반으로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이번달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치를 상향 수정했고, 계속 저조했던 유로존의 성장이 2025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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