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수비에서 6, 타격에서 4를 기대합니다.”
홈플레이트 뒤에 앉아만 있는 포수가 아니다. 이제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포수다. 그것도 수비와 공격 양쪽에서. LG 트윈스 출신으로 2차 드래프트를 거쳐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포수 김기연이 벤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최근 10경기 가운데 6경기에 포수로 선발 출전했는데 이 6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두산이 이겼다. 더불어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양의지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김기연은 올해 두산의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채 나흘 만에 말소됐다. 그리고 지난달 6일 다시 합류해 한 달 동안 1군에 머물고 있다. 15경기에서 40타석 39타수 13안타 타율 0.333을 기록 중이고, 지난 24일 잠실 NC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홈런까지 터트렸다. OPS는 0.786으로, 90이닝 출전한 포수 13명 가운데 5위다. 김형준(0.914) 한준수(0.903) 양의지(0.835) 장성우(0.805) 다음이 바로 김기연이다.
김기연이 벤치의 믿음을 얻으면서 양의지의 포수 수비 이닝은 자연스럽게 조절이 되고 있다. 양의지의 수비 이닝이 168⅔이닝으로 두산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1위지만, 김기연이 실력으로 출전 빈도를 늘려 나가면서 90이닝으로 팀 내 2위에 올랐다. 김기연은 지난해 LG에서 박동원의 1순위 백업 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27경기(선발 11경기) 96⅓이닝 출전에 그쳤고 후반기에는 거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올해는 두산에서 양의지를 대체하는 선수로 다시 태어났다.
#김기연 최근 6경기 선발 출전 성적, 경기 결과
4월 24일 vs NC 3타수 2안타 1홈런(데뷔 첫 홈런), 1-3 패배
4월 25일 vs NC 4타수 1안타, 7-3 승리
4월 26일 vs 한화 4타수 1안타 1볼넷, 10-5 승리
4월 27일 vs 한화 4타수 1안타, 5-10 패배
5월 3일 vs LG 4타수 무안타, 6-4 승리
5월 4일 vs LG 4타수 2안타, 3-2 승리
두산 이승엽 감독은 5일 어린이날 맞대결이 비로 취소되지 않았다면 또 한번 김기연에게 선발 포수를 맡길 계획이었다. 그는 “요즘 기연이가 (포수로)나가면서 많이 이기고 있고, 또 의지가 지명타자로 나가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가지 면, 체력 안배나 전력 구성 이런 것들을 봐야 하겠지만 김기연이 나가서 실수가 많고 리드에 문제가 없이 경기력이 좋은 만큼 컨디션이 좋을 때 조금 더 자주 내보내서 기량을 활용하는 것이 팀에 더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양의지의 체력 안배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 김기연의 포수 출전이 이득이 된다는 판단이다.
양의지의 수비 이닝은 두산 복귀 시즌이었던 지난해 98경기 773이닝, NC 마지막 시즌이던 2022년 96경기 736⅔이닝, 2021년에는 45경기 302⅓이닝이었다. 720이닝이라는 포수 골든글러브 후보 기준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
관리는 계속 필요하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번에 조금 몸이 안 좋았던 적이 있고, 작년에는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적이 있다. 아프지 않고 1년 동안 1군에서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관리해줘야 한다. (선발 라인업 구성에서)그런 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양의지가 이대로 지명타자에 묶인다는 것은 아니다. 이승엽 감독은 “앞으로 100경기 이상 남았다. 양의지도 앞으로 (포수로)나갈 날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배려할 수 있는 데까지는 배려하면서, 배터리 코치와 의지와 얘기 하면서 어떤 방법이 우리 팀 승리에 도움이 될지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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