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동물원이 중국 토종견인 ‘차우차우’를 판다처럼 염색시켜 관람객들에게 공개해 ‘동물학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중국 장쑤성의 타이저우 동물원이 지난 1일 이른바 ‘판다 개’ 두 마리를 관람객들에게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보면, 동물원이 공개한 차우차우 두 마리는 털이 짧게 다듬어져 있다. 또 얼굴 전체가 흰 털로 뒤덮인 가운데 눈과 귀 주위만 검게 염색돼 있어 판다처럼 보인다. 앞다리와 뒷다리 부분도 판다처럼 검게 염색돼 있다.
시설이 좁아 판다를 수용할 수 없던 해당 동물원은 더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개를 판다처럼 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물원은 우리 앞에 입간판을 세우고, 동물원 입장권에도 ‘판다 개 미팅’이라는 문구를 적어 ‘판다 개’를 홍보하고 있다. 동물원 입장권은 성인 1명당 20위안(약 3770원)이다.
해당 동물원이 ‘판다 개’를 공개한 뒤 수천 명의 관람객이 이들을 보기 위해 동물원을 방문했다고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설명했다.
동물원 쪽은 천연염료를 사용해 개에 무해하다는 입장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개의 털은 사람의 머리카락과 유사하기 때문에 사람처럼 무해하게 염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6년 2월 싱가포르에서도 한 여성이 반려견인 차우차우 3마리를 판다처럼 염색한 사건이 발생해 싱가포르 농식품수의청(AVA)이 조사에 나선 바 있다. 해당 여성은 기념사진을 촬영해 주는 사업을 하기 위해 반려견들을 판다처럼 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농식품수의청은 같은 해 7월 안전하고 독성이 없는 식용 염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개에 해를 끼칠 가능성은 낮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여전히 일각에서는 개털 염색이 동물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18년 1월 미국의 동물권 단체 ‘피넬러스 카운티 애니멀 서비스’는 보라색으로 염색했다가 온몸에 화상을 입은 흰색 몰티즈 믹스견을 구조하기도 했다.
국제동물권단체 피타(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PETA)도 2021년 4월 누리집에 입장문을 내어 염색약이 개에게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거나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개는 화상을 입거나 독소에 노출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피타는 “동물의 건강과 복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미용 시술은 인간 중심적이고 종차별적일 수 있다”고도 비판했다.
한겨레 조윤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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