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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이 간극’을 좁혀 나간다…드디어 혈이 뚫렸나, 1542억원 외야수의 진가? 이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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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는 불운했다.”

미국 언론들이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종종 이렇게 언급하곤 한다. 지속적이다. 클래식 지표가 아닌, 2차 스탯을 뽑아보니 그렇다는 얘기다. 불운의 끝은? 결국 행운인 경우가 많다. 인생도 야구도 새옹지마, 불운이 깊으면 행운도 따라오는 법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단적인 예로, 이정후는 이달 초 보스턴 레드삭스의 원정 당시 유독 운 없는 상황이 잦았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경기시작과 함께 타석에 들어서서, 보스턴 우완 선발투수 조쉬 윈코스키의 초구 96.4마일 투심을 받아쳤다. 가운데에서 몸쪽으로 약간 들어온 실투였다.

그런데 이 타구가 보스턴 중견수 재런 듀란에게 잡혔다. 타구속도 103마일, 비거리는 400피트(약 121.9m)였다. 발사각도 29도. 한 마디로 매우 잘 맞은 타구였다. 스캣캐스트에 따르면, 이 타구의 기대타율은 무려 0.800이었다.

심지어 메이저리그 10개 구장에서 홈런이 될 타구였다고 덧붙였다. 그 10개 구장 중 하나에 이정후의 홈구장 오라클파크도 있었으니, 이정후가 불운한 대표적 장면이었다. 보스턴 원정에서 유독 이런 타구가 많았다. 우중간 담장이 워낙 높아서, 왼손타자가 손해를 볼 수 있는 대표적 구장이긴 하다.

기대타율은 스탯캐스트가 타자의 타구 속도, 방향, 발사각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8일까지 이정후의 기대타율은 0.288이다. 시즌 타율 0.264보다 2푼4리나 높다. 메이저리그 전체 28위다. 그만큼 이정후가 불운하다는 얘기다.

사실 2푼4리의 간극은 양반이다. 이정후의 기대타율은 지속적으로 2할8푼대 중~후반을 유지해왔다. 이정후가 1~3일 보스턴 원정을 마치고 시즌 타율이 2할4푼대까지 떨어졌으니, 시즌타율과 기대타율이 약 4푼 정도 차이가 난 시기도 있었다.

기대타율은 결국 타율로 수렴한다. 이정후는 4~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 4연전서 19타수 5안타로 꾸준히 안타를 생산했다. 그리고 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서 데뷔 첫 3안타를 날리며 2할6푼대로 뛰어올랐다. 35경기서 140타수 37안타 타율 0.264.

흥미로운 건, 이정후가 8일 경기서 기록한 3안타 중 2안타의 기대타율은 매우 낮았다는 점이다. 내야안타였기 때문이다. 1회 첫 타석 우전안타의 경우 기대타율도 0.490이었다. 그러나 4회 1사 1,2루서 3루 방면 느린 내야안타는 당연히 기대타율이 0.250에 불과했다. 심지어 8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만든 1루 방면 내야안타의 기대타율은 0.070이었다. 이렇게 운이 따르는 안타도 나와야 이정후도 기분이 살 수 있다.

참고로 이정후는 기대출루율도 0.336으로 67위, 기대장타율은 0.419로 81위다. 시즌 출루율(0.314)과 시즌 장타율(0.329)보다 모두 높다. 삼진을 적게 당하는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더 강한 타구를 더 띄울 수 있다면 시즌 성적이 올라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정후는 올 시즌 평균 타구속도 89.3마일로 78위, 하드히트(95마일 이상 타구)비율 42.6%로 70위다. 나쁘지 않다. 그러나 발사각 8.5도로 141위, 배럴타구 비율(발사각 26~30도, 타구속도 98마일 이상)은 3.9%로 역시 141위다. 결국 이걸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정후. /게티이미지코리아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방망이를 어깨에 걸치고 타격하는 예전의 폼을 고수하되, 강하게 타격하며 적응 중이다. 2023시즌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방망이를 가슴까지 내린 채 히팅포인트까지 더 빠르게 가져가는 폼이 실패한 뒤, 자신의 KBO리그 성공을 이끈 그 폼으로 ‘무한 도전’한다. 1억1300만달러(약 1542억원) 계약의 진가. 조금 더 기다리면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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