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비리그 소속 명문 사립대인 코넬대학교의 마사 폴락 총장이 다음 달 말 사임하기로 했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미국 대학가에서 반유대주의 논란이 일어난 이후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폴락 총장이 세 번째다.
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폴락 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달 17일로 총장직을 맡은 지 7년이 됐다. 올해가 총장으로서 마지막 해가 될 것이며, 오는 6월 30일 퇴임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폴락 총장은 지난해 12월 이 같은 결정을 이미 내렸으나 코넬대와 다른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진 일들로 인해 세 차례나 실행을 미뤄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의 퇴임 결정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을 것으로 이해한다”며 “가능한 한 명확히 하고 싶다. 이번 결정은 제 결정이자 제가 홀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점점 양극화돼가는 오늘날 환경에 학생들이 대비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리의 책무는 여전히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기에는 우리가 불쾌감을 준다고 여겨질 수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자유도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를 둘러싼 논란 확산 이후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에서 총장이 사퇴하는 것은 하버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이후 코넬대가 세 번째다.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학내 반유대주의 확산 방치 논란과 관련해 헤지펀드 억만장자이자 핵심 기부자인 빌 애크먼이 주도한 반대 운동으로 지난해 1월 초 자리에서 물러났다.
유펜의 마크 로언 총장도 사모투자펀드(PEF) 부호인 마크 로언 등의 압박으로 뒤이어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폴락 총장도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학내 시위와 반유대주의 확산에 책임을 물어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코넬대 동문이자 주요 기부자인 기업가 존 린세스는 지난 1월 코넬대 이사회 의장에 서한을 보내 폴락 총장의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 폴락 총장은 인공지능(AI) 분야의 권위자로 지난 2017년 4월 총장에 취임해 코넬대를 이끌어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