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친명(親이재명)계의 ‘추미애 후보 단일화’에 대한 공개 비판이 나왔다. 입법부 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 이재명 지도부가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것이다. 입장을 낸 건 경선 후보인 우원식(5선) 의원과 함께 진보진영 운동권 주축으로 꼽히는 우상호(4선) 의원이다. 이런 분위기가 비주류 표심 집결로 이어질 지도 주목된다.
추미애(6선) 당선인은 14일 BBS 라디오에서 의장 경선에 대해 “당심(黨心)이 곧 명심(明心·이재명 대표 의중)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라고 했다. 또 “당심과 민심을 제대로 수용해 개혁 정치를 해내는 국회로 힘을 모으는 것이 당심을 받드는 것이자 민심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추 당선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추 당선인을 여러차례 만나 “의장 경선은 순리대로 하자” “(추 당선인이) 잘 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관례상 국회의장은 제1당 최다선·연장자가 맡아왔다. 앞서 민주당에선 추 당선인(65세)과 6선 조정식(60세) 의원, 5선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의장 경선에 출마하려 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특정 후보에게만 ‘순리’를 언급한 것으로, 6선 중 최고령인 추 당선인을 지명한 셈이다.
추 당선인은 이런 사실을 전날 오전 유튜브 방송에서 공개했다. 사실상 이 대표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자 우 의원이 같은 날 오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인데, 구도를 정리하는 일에 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또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의장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 하차한 것을 거론하며 “5·6선이나 되는 중진 의원들이 중간에 드롭(drop·경선 포기)하는 모양을 보며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만약 박찬대 원내대표나 이재명 대표, 또는 가까운 분들의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계속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굉장히 부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중립 훼손’ 논란에도 동조했다. 추 당선인은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특별검사)법’ 등 여당이 반대하는 ‘이재명표 법안’을 적극 상정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의장이 되시겠다는 분이 그런 정치적 쟁점에 대해 말씀하시는 건 삼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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