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력을 구축하고도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말 그대로 구단이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영끌’해 팀 전력을 호화스럽게 구축했지만 그 전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시즌 막판 5연승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이미 포스트시즌행 열차는 떠난 뒤였다.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연봉을 지불한 샌디에이고는 82승80패(.506)의 성적으로 LA 다저스(.617), 애리조나(.519)에 이은 지구 3위에 그쳤다. 그 후폭풍은 거셌다. 밥 멜빈 감독이 경질됐고, 구단은 팀 연봉 다이어트를 위해 많은 주축 선수들을 그대로 떠나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전력 자체는 여전히 핵심적인 선수들이 많이 남아있는 샌디에이고다. 올해 팀 연봉으로 약 1억8000만 달러가 예상될 만큼 여전히 많은 돈을 쓰고 있다. 하지만 올해 성적도 신통치 않다. 16일(한국시간)까지 22승24패(.478)를 기록하며 승률이 5할이 안 되고 있다. 지구 선두인 다저스와 경기차는 7.5경기까지 벌어졌다. 특히 치고 나가지 못하는 추진력이 문제다. 긴 연승이 없고, 겨우 승률을 5할로 맞춰놓으면 다시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문제점은 14일부터 16일까지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냈다. 콜로라도는 자타가 공인하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 팀이다. 예상대로 시즌이 시작되자 압도적인 꼴찌로 처졌다. 돈도 많이 안 썼고, 그 돈조차 제대로 쓰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로서는 이 3연전에서 최소한 위닝시리즈, 욕심을 내면 스윕을 기대하며 승패 마진을 넉넉하게 벌린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정작 콜로라도의 기세에 휩쓸리며 3연전을 모두 내줬다. +1이었던 승패마진을 +2로 늘리는 것은커녕 오히려 -2가 됐다. 다저스와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하더니, 콜로라도와 3연전을 모두 내주는 한숨 나오는 경기력의 기복이 이어지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16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서 0-8로 졌다. 반면 콜로라도는 2019년 8연승 이후 처음으로 7연승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냈다.
이날 선발 8번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도 세 번의 타석 모두 외야 뜬공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08에서 0.204로 떨어졌다. 시즌 출루율은 0.324에서 0.319로, 시즌 장타율은 0.357에서 0.350으로 모두 떨어졌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669를 기록했다.
홈에서 스윕을 당할 수 없었던 샌디에이고는 이날 마이클 킹을 선발로 내세움과 동시에 비교적 정예 멤버를 동원했다. 루이스 아라에스가 하루를 쉬었지만, 주릭슨 프로파(좌익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잰더 보가츠(2루수)-도노반 솔라노(3루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김하성(유격수)-호세 아조카(중견수)가 선발 출전했다.
샌디에이고는 1회 1사 후 타티스 주니어가 볼넷을 골라 나갔지만 이번에는 크로넨워스가 병살타를 치며 첫 기회를 놓쳤다. 15일에도 병살타 세 개가 나오며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자멸한 샌디에이고의 병살 악몽이 세 경기째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자 콜로라도는 2회 3점을 먼저 뽑아 샌디에이고를 압박했다. 선두 브렌튼 도일의 솔로홈런이 나왔고, 1사 1,2루에서 조던 벡이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적시 2루타를 때려 3-0으로 앞서 나갔다. 샌디에이고의 김이 빠지는 순간이었다.
콜로라도는 3회 라이언 맥맨의 안타와 1사 후 브렌튼 도일의 볼넷으로 만든 기회에서 이번제는 제이콥 스탈링스가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샌디에이고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흐름으로 공격을 풀어 나갔다. 반면 샌디에이고의 방망이는 상대 선발 오스틴 감버를 공략하지 못하고 너무 무기력하게 흘렀다.
김하성도 3회 첫 타석에서 2구째 감버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공략해 비교적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2B-2S에서 역시 바깥쪽 커브를 받아 쳤으나 정타를 맞히는 데 실패하며 비교적 풀이 죽은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7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우완 로렌스의 3구째 몸쪽 싱커를 걷어 올렸지만 역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샌디에이고의 공격이 완벽하게 침묵하는 사이 콜로라도는 6회 2점을 더 얻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공격이 총 4안타에 그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선발 킹은 5⅓이닝 동안 8피안타 6실점으로 고전하며 시즌 4번째 패배를 안았다.
샌디에이고가 포스트시즌을 포기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 지구 선두는 다저스의 몫으로 이미 정해지는 듯한 수순이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가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초반은 아메리칸리그 강세다. 아메리칸리그 팀 중 승률 5할을 넘기는 팀이 총 9팀인 반면, 내셔널리그는 5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치고 나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게 지난해부터 계속 지적되고 있고, 팀 분위기에 따라 기복을 타는 모습 또한 여전하다. 전체적인 마운드가 그렇게 강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타선의 기복이 너무 심하다는 것은 문제다. 만약 샌디에이고에 부상 여파가 불어 지금보다 성적이 더 떨어진다면,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김하성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을 대거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김하성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고,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잡을 만한 구조적 여유가 부족하다. 샌디에이고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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