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와 세계 최대 반도체 설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반도체 설비를 원격 차단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 관리들은 TSMC와 ASML에게 비공식적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은 세계 첨단 반도체의 약 90%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 및 점령하게 되면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이 고스란히 중국에게로 넘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SML은 원격으로 반도체 설비를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미국 관리들을 안심시켰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ASML은 중국의 대만 침공 관련 리스크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관련 시뮬레이션을 여러 차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의 원격 차단 기능은 극자외선(EUV) 노광기에 적용되는 것으로, 버스 1대 크기인 EUV 노광기는 수시로 점검 및 유지·보수가 필요한데 그 작업의 일환으로 원격으로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는 일명 ‘킬 스위치’가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1대 가격이 2억 유로(약 3000억원)에 육박하는 EUV 노광기는 전 세계에서 ASML만이 생산 가능한 첨단 반도체 설비로, 미국은 ASML의 첨단 설비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네덜란드·일본과 함께 대중국 반도체 설비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TSMC 역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반도체 생산 시설이 중국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신속히 폐기 처리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작년 9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힘으로 TSMC를 통제할 수 없다”며 “만일 군사적 침략이 있게 된다면 TSMC 공장은 가동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이 취임한 가운데 중국은 대만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은 라이 총통 취임식 날 보잉 방산 부문 등 미국 방산업체들을 제재한 동시에, 이날은 틱톡금지법을 추진한 마이크 갤러거 전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또한 중국은 ‘대만 독립’ 대신 ‘대만 주권’을 강조한 라이 총통에 대해서도 독립 망상을 꾸고 있다며 강력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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