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출발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21일(현지 시각) 난기류를 만나 탑승객 1명이 사망하고 30명 이상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9시 38분 런던 히드로 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SQ321편이 미얀마 이라와디 분지 상공을 비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난기류를 만나 이날 15시 45분 방콕 수완나품 국제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사고 항공편의 기종은 보잉 777-300ER로, 총 211명의 승객과 18명의 승무원이 탑승했다.
로이터통신은 항로 추적 웹사이트인 ‘플라이트 레이더24′를 인용해 “고도 1만1300m에서 순항하던 여객기가 이륙 약 11시간 후 미얀마 인근 상공에서 5분 만에 9400m까지 급하강한 후 방콕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로 73세 영국 남성인 제프 키친이 사망했다. 수완나품 국제공항 총책임자인 키티퐁 키티카촌은 비행기에서 다른 7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30명은 경미한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퇴원했다고 설명했다. 난기류가 발생했을 당시 승무원들은 아침 식사를 제공하던 중이었다. 키티퐁 총책임자는 “비행기 내부를 봤을 때 에어포켓이 꽤 심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객기 내부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바닥에 음식과 음료가 흩어져 있고, 천장 패널이 손상됐다. 객실에 산소 마스크가 걸려 있는 모습도 보인다. 해당 항공기에 탑승한 한 승객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갑자기 비행기 천장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한 승객은 로이터에 “갑자기 항공기가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흔들렸다”며 “아주 갑자기 급강하했고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모든 사람들이 즉시 천장으로 날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여객기가 악천후 속에서 비행했는지, 기후가 좋은 가운데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에 부딪혔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키티퐁 총책임자는 FT에 “당시 해당 지역에 폭풍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제 항공 운송 협회에 따르면 난기류는 항공기를 위험에 빠뜨리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승객과 승무원이 부상을 입는 주요 원인이다. 2022년 12월에는 피닉스에서 호놀룰루로 가는 비행기에 난기류가 발생해 중상을 입은 11명을 포함해 36명이 다쳤다. 지난해 3월에는 오스틴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루프트한자 항공편에 탑승했던 7명이 난기류로 인해 부상을 입었다.
미국 연방 항공국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난기류로 인해 163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예상치 못한 난기류가 발생하는 동안 여객기 안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이동하던 승무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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