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차례 동결했다. 고물가 우려가 여전하고, 주택담보대출 고공행진에 가계대출도 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졌다는 점도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웠다.
여기에 깜짝 성장에도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인하 요인이 엇갈리면서 관망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23일 한국은행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동결이다.
동결 배경으로는 첫 번째 물가 불확실성이 꼽힌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석 달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지만,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을 앞둔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 중동 리스크 불씨가 꺼지지 않으며 유가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1분기 깜짝 성장으로 물가 압력도 높아진 상황이다.
예상 밖 성장세로 경기를 부양해야 할 명분이 줄었다는 점에서도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도 줄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전망치(0.5~0.6%)를 크게 웃도는 1.3%였다. 기저효과로 2분기 0% 성장하고, 3~4분기 각각 0.5%씩만 거둬도 2%대 중반 성장률은 산술적으로 달성이 가능한 수준이다.
우리 경제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대출 역시 안심하긴 이르다. 고금리 여파에 1분기 가계신용이 1년 만에 감소 전환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12조4000억원이나 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하며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지만, 연준 인사들은 매파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낮췄다간 금리 차가 벌어져 환율 급등과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은 60% 초반에 불과하다.
한은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예상보다 개선됐지만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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