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발표
“미국 대선 이후 추이 관찰 필요…최악 경우 대비책 마련”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우리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물류비와 유가 상승 등 간접적인 영향이 커 정유와 화학, 항공운송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장기적으로 유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완화하는 산업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산업연구원은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전쟁이 대리전이나 이란의 참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 차이로 11월 미국 대선 이후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추이 관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확전이 되지 않는 한 양국 모두 우리나라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물류비, 유가 상승 등 간접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우리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0.28% 미만으로 매우 낮다. 일부 품목에서 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높지만 대부분 다변화가 가능해 공급망 리스크도 크지 않다.
문제는 물류비와 유가 상승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아시아-유럽 노선 요금은 284% 올랐고, 다른 주요 동·서부 노선 요금도 두 배 이상 인상되는 등 물류비 인상은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경제의 석유 의존성이 매우 높아 국제 유가 상승 시 상대적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한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중동에서 전쟁 발생 시 더욱 큰 영향을 받는 구조다.
보고서는 가능성은 작으나 확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는 배럴 당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유가로 인한 생산비 상승 압력은 정유와 화학, 도로운송, 항공운송 등에서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국지전 지속으로 유가가 배럴당 97.5달러까지 상승할 경우에는 생산비용이 전 산업 0.7%, 제조업 1.2%, 서비스업 0.32%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며, 생산비 상승 폭은 석유제품(11.0%) 및 화학제품(1.8%), 운송업(1.3%), 비금속광물제품(0.8%) 순으로 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물류비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비용 상승과 운송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공급 차질과 가격 인상에 대비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물류비용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확전 상황에도 대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전면전으로의 확대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나 이스라엘의 행보가 미국과 어긋나는 경우가 발생해 미 대선 이후 추이에 대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확전 시 사태가 빠르게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별 전개 가능성을 점검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 최악의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가져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안정자금 등을 적절히 활용해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유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완화하는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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