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고조될 수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상황이 발새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정유·화학·항공운송 산업 등 제조업 부분의 생산비용이 5.2% 수준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7일 발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충돌)의 상황이 미국 대선 이후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추이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빙 전문연구원은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레바논과 시리아의 개입 등 확전 가능성은 대체로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역시 전쟁 발발 이후 지속적으로 ‘직접 개입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표출하고 있으며, 경제난으로 인한 민심 이반이 심각해 참전으로 이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금원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이란 입장에서 선택하기 힘든 옵션으로 보인다.
빙 전문연구원은 “그러나 20년 넘게 지속돼 온 대리 공격이 아니라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대선 이전까지는 이스라엘의 돌발 행동을 최대한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나 이후에는 유인이 감소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추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격화할 경우, 국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빙 전문연구원은 “이번 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전쟁으로 물류비와 같은 간접 비용 상승은 국내 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양측 간 국지전이 지속될 경우 국내 생산비용이 전 산업 0.7%, 제조업 1.2%, 서비스업 0.32%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갈등이 심화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까지 이어질 경우 전 산업 3.02%, 제조업 5.19%, 서비스업 1.39%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빙 전문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면서 “세계은행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전쟁이 확대되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은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유가 인상으로 인한 생산비 상승이 중간재 구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여타 산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빙 전문연구원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가진 한국은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안정자금 등을 적절히 활용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유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완화하는 산업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