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7일 전언에 따르면 초당파 미국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전날 대만에 도착한 매콜 위원장은 이날 타이베이(臺北) 총통부에서 라이 총통과 만나 지난 23∼24일 중국이 단행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강력 비난했다.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이렇게 노골적인 폭력이나 침략행위를 본 적이 없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가 단결해 싸워야 한다. 대만을 강력 지지한다”는 요지의 발언 수위도 대단히 높았다.
이외에도 그는 45년 전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포함해 대만 방위를 보장하는 내용의 대만관계법이 미국에서 제정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것이 미국의 가치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 가치를 지속해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라이 총통은 “대만은 미국과 계속해서 협력을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힘에 의한 평화’를 인용하면서 국방력 강화를 다짐했다.
매콜 위원장은 라이 총통 예방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미국 무기의 인도 지연 문제와 관련, “우리는 (대만에 인도할) 무기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미국 무기가 곧 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은 대중 방어 능력 향상을 위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M1A2 에이브럼스 탱크, F-16V 블록70 전투기 등 미국산 고성능 첨단무기를 대량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측 사정으로 인도 일정이 지연되면서 계속 조기 인도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매콜 위원장은 린자룽(林佳龍) 대만 외교부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대만에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 대만과 굳건히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대의 제스처”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당연히 중국은 발끈할 수밖에 없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27일의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의원들이 중국의 강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대만을 찬방(竄訪·몰래 방문)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 대만과는 비공식 관계만 유지한다는 미국 정부의 정치적 약속을 어겼다.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발신했다”면서 미국을 맹비난했다.
이어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했다”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관계가 계속 꼬여가는 것은 이제 되돌리기 어려운 분명한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