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수십 명에 달하는 민간인 사망자를 발생시킨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역 공습에 이어 이집트 국경에서 발생한 총격전으로 이집트 군인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우방국, 그리고 국제기구마저 나서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을 요구했고, 유럽연합(EU)은 라파 검문소 관리를 맡겠다고 자청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날 공습으로 라파 내부 난민촌에 화재가 발생해 최소 4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이 공습한 지역을 거처로 삼고 주거 중이었던 할라 시암씨는 미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습 당시) 갑자기 창문이 깨졌고, 우리 가족은 전부 거리로 나갔다”며 “그들은 여기가 안전하다고 했지만, 더 이상 라파에 안전한 곳은 없다(There is no safe place in Rafah)”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무장 정파 하마스의 사령관을 노려 공격했던 것이라며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키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비전투원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비극적 실수(tragic mishap)가 나왔다”며 실수를 인정하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이날 라파 국경 지대에서 이집트군과 이스라엘군 사이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이집트군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스라엘은 점점 국제적 고립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민간인 사망자 수가 날을 거듭할수록 증가함에 따라 네타냐후 전시 내각이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최우방국인 미국도 이스라엘이 민간인 보호 노력을 추가로 기울여야 할 것을 요구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줄곧 언급해 온 ‘레드 라인’(한계선)을 넘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에 이스라엘은 반격 권한이 있음을 언급하면서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엔과 EU도 잇따라 ‘공습 중단’에 한목소리를 냈다.
유엔은 산하 최고 사법기구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4일 라파 공습을 즉각 중단하고 긴급 구호품 중단을 위해 국경 통과를 허용하라고 명령했던 점을 들어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거듭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중단을 요구했다.
또한 로이터에 따르면, EU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검문소에 민간 임무단(EUBAM)을 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방안은 이스라엘 측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남았다.
한편, 이번 공습으로 금주 내 가속화될 것으로 보였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도 그림자가 드리웠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26일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관련 회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른 협상 재개 물밑 작업이 들어가 이번 주 중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였으나 이번 공습으로 인해 큰 진전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중재국인 카타르 당국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이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중재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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