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추 위해 발사한 탄이
월북할 경우 추가 분쟁 가능성”
북한이 지난 28일 저녁부터 이튿날까지 오물 풍선 260여 개를 남쪽으로 날려보낸 가운데, 군 당국이 풍선 남하를 탐지했음에도 격추를 시도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내용물 추락에 따른 피해, 북한과의 추가적 분쟁 등 ‘불확실성 최소화’를 위해 낙하를 기다렸다가 내용물을 회수했다는 게 군 당국 설명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풍선을 격추하게 되면 낙하하는 힘에 의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 (풍선) 안에 위험물이 들어있을 수 있다. 그것이 오히려 확산되면 더 회수가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풍선에 실린 물품이 무엇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격추를 시도했다간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실장은 “(풍선이) 북한 쪽에서 날아오고 있는데 격추하기 위해 우리가 사격하게 되면 우리 탄이 MDL(군사분계선) 이북으로 월북할 수도 있다”며 “그것이 또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10월 국내 시민단체가 살포한 대북전단 풍선을 겨냥해 북한이 발사한 고사총탄이 연천군 면사무소에 떨어져 우리 군이 대응 사격에 나선 바 있다.
이 실장은 “상황 평가를 다 해서, 낙하시켜 안전하게 회수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러한 지침을 (일선 부대에) 내렸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풍선에 화학무기 등을 실어 공중에서 살포할 경우 피해가 상당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군 당국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일각에서 위험물일 경우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신다”면서도 “약 10㎏ 정도의 적재물이 지금 내려왔던 것이다. 만약 화학물질이 들어가 있다면 그것이 공중에서 터졌을 때 유독성은 없다”고 말했다.
공중에서 10㎏가량의 화학물질이 흩뿌려지더라도 사방으로 확산되는 만큼, 피해를 입진 않을 것이란 취지다.
이 실장은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높은 고도에서 화생(화학) 무기가 폭발했을 경우 지상에 내려오면 해를 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위험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고, 공중에서 화생 물질이 터졌을 경우 위험성은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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