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으로 처음 중범죄로 유죄 평결을 받자 그의 대권 가도에도 어떤 영향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폴리티코, 더힐 등 유력 매체들은 향후 재판 절차뿐 아니라 예상 형량과 수감 가능성, 항소 여부, 선거권 박탈 가능성, 대통령이 될 자격 등을 조목조목 짚은 보도를 쏟아냈다.
뉴욕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30일(현지시간) 오후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심리를 마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34개 범죄 혐의가 모두 유죄라고 만장일치로 판단했다.
재판장인 후안 머천 판사가 오는 7월 11일 오전 10시로 선고 일시를 지정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선 뉴욕시 보호관찰국과 면담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죄 이력을 비롯해 배경, 정신건강 등 선고와 관련된 사안들을 조사해 판사에게 보고서를 제출한다. 이 보고서에는 트럼프 측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도 포함될 수 있다.
예상 선고 형량은 보호관찰부터 가택연금, 사회봉사, 벌금형, 징역형 집행유예, 실형 등으로 다양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가 비폭력 E급 중범죄여서 징역형의 경우 1년 4개월부터 최대 4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없어 교도소에 수감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보호관찰의 경우 뉴욕주 밖으로 이동할 때는 가석방 담당자의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유세 등 대선 캠페인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어떤 형이 선고되더라도 차기 대통령 자격이 박탈되는 건 아니다. 미 수정헌법 14조는 대통령 자격 요건을 35세 이상이고 14년 동안 미국에 거주한 자연 출생 미 시민권자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선 출마 역시 물론 가능하다. 지난 1920년 사회당 후보였던 유진 뎁스는 1차 세계대전 징병에 저항하라고 부추긴 혐의로 징역 10년 형을 받고서 옥중 출마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형을 선고받은 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문제는 복잡해진다. 옥중에서 국가를 운영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점 등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이 경우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형을 유예해야 한다고 말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심 선고 직후 항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뉴욕주에서 피고인은 형이 선고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만약 실형이 선고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집행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형량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거주지인 플로리다주는 다른 대부분 주처럼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투표권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형기를 모두 마친 뒤에는 투표권을 다시 부여한다.
징역형을 받는다면 항소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형을 마치고 투표권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벌금형의 경우 벌금 납부를 완료하면 투표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 도중 판사와 배심원, 검찰 측 증인 등을 비방한 탓에 머천 판사로부터 \’함구령\’을 받았고, 이를 거듭 위반해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벌금형은 중범죄 유죄 평결과는 별개여서 그의 투표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이번 재판에서 나온 유죄 판결을 \’셀프사면\’할 수 없다. 연방 검찰이 기소한 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2020년 대선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된 조지아주에서의 재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및 퇴임 후 백악관 기밀문건 수백건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으로 무단 반출한 혐의 등 연방 특검에 의해 기소된 2건의 사건에 대해서는 \’셀프 취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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