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깜짝 등장해, 중국에 대한 비난을 주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 마지막 연사로 나서 러-우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 공조와 이달 중순에 스위스에서 열리는 평화회의에 지지와 참여를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격식 있는 복장이 주를 이룬 회의장에서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인 투박한 녹색 티셔츠를 입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세계가 단결하고 완전한 조화를 이루기를 원한다고 확신한다”며 “현재까지 106개 국가·기관이 이달 중순 스위스에서 열리는 평화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아직 참석을 확정하지 않은 일부 세계 지도자들에게 실망했다”며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에둘러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러시아가 중국의 영향력과 외교 자원을 활용해 스위스 평화회의를 방해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스위스 평화회의는 오는 15~16일 스위스 휴양지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다. 우크라이나 요청으로 스위스가 준비한 이번 회의에서는 전 세계 정상급 인사를 불러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협의한다. 러시아와 중국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연사였던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시에는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둥 부장은 본인 연설 당시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을 피하고 “중국은 책임 있는 태도로 평화 협상을 촉진해 왔다”고 답변했다. 반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동안 가장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스위스 평화회의에는 G7(주요 7개국)이 합류할 뜻을 밝혔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직접 참석 계획이 없고, 중국은 불참 의사를 시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자국을 배제한 평화회의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중국과 브라질 등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중순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일(현지시간)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석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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