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ㆍ물부족 사태 등에 분노
라마포사 대통령 거취 주목
2주내 연정 대통령 선출해야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배출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총선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30년 단독 집권을 종료하고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는 이날 최종 총선 개표 결과 ANC가 40.2%의 득표율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ANC가 전체 의회 400석 가운데 159석을 차지했다. 이전 230석보다 71석이 줄어든 것이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정책) 종식 이후 30년간 7번의 총선에서 ANC가 단독 과반에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ANC는 1994년 총선에서 62.7%의 득표율로 처음 집권한 이래 줄곧 60%를 넘겨 정권을 지켰다.
로이터는 유권자들이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 격차, 물ㆍ전력 부족 사태 등에 분노해 ANC 득표율이 2019년 직전 총선의 57.5%에서 17.3%포인트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고 만델라가 이끌던 ANC가 백인 통치를 종식시킨 후 최악의 선거 결과라고 평했다.
백인들이 이끄는 친기업ㆍ중도우파 성향의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87석(21.8%)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세운 신생 정당 움콘토 위시즈웨(MK)가 58석(14.6%)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신생 정당임에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ANC에 대부분의 피해를 줬다.
청년지도자 줄리어서 말레마가 이끄는 극좌파 경제자유전사(EFF)는 39석(9.5%)에 그치며 4위로 집계됐다.
이밖에 잉카타자유당(IFP)과 애국동맹(PA)이 각각 17석, 9석을 차지하는 등 총 18개 정당이 원내에 진입했다.
과반 득표에 실패한 ANC는 처음으로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남아공은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의회 400석을 배분하며, 의회 과반의 동의로 대통령을 간선제로 선출한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최종 선거 결과를 발표한 후 “남아공 국민들은 자신이 투표한 정당들이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을 극복해 모두의 이익을 위해 함께 행동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모두가 남아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때”라고 밝혔다.
남아공 정당들은 선관위의 최종 개표 결과 발표 이후 2주 안에 새 의회를 소집해 대통령을 선출한다. ANC 지도부는 4일 만나 앞으로의 일을 계획할 계획이다. 여전히 가장 큰 세력인 ANC 출신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라마포사 대통령의 거취가 주목된다. 앞서 주마 전 대통령의 측에서 연정의 조건으로 라마포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각종 부패 혐의로 2018년 당시 대통령직과 ANC에서 축출됐다. 당시 이를 주도한 게 부통령이었던 라마포사 현 대통령임에 따라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 현재 ANC는 당 대표인 라마포사 현 대통령의 퇴진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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