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빚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화해 무드’를 조성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와 다이먼은 2016년 테슬라 지원 문제로 언쟁을 벌이고 이후 소송전까지 진행하며 관계가 소원해졌었다. 두 산업·금융계 거물이 감정을 풀어내며 테슬라·스페이스X를 비롯한 머스크 사업체와 JP모건 간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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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월 몬태나주에서 열린 JP모건 컨퍼런스에서 머스크가 다이먼의 스위트룸을 찾아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눴다”며 “행사 이후 다이먼이 머스크 사업체와 JP모건 간 거래 재개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JP모건 테크 콘퍼런스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참석했다. 머스크는 올트먼과 다이먼 등 관계가 나쁜 인물들이 자리한 이 자리에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됐다. 머스크는 다이먼과 연단에 올라 이스라엘과 가자 전쟁, 인공지능(AI), 미국 정치 등 주제에 관해 대담을 나눴다. 이후 두 인물이 독대하고 양사가 사업 협력 재개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구도다. 테슬라와 JP모건 간 갈등의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머스크는 JP모건에 테슬라 전기차 리스 보증을 요구했으나 배터리 수명에 대한 가치 평가에서 이견을 빚어 거절 당했다. 이에 격분한 머스크는 JP모건 소비자금융 책임자에게 전화해 JP모건과 모든 거래를 끊겠다며 위협했다고 한다. 당시 머스크는 고성에 욕설을 섞어가며 ‘협박’에 가까운 언사를 건냈고, 이에 분노한 다이먼은 머스크에게 전화해 “JP모건은 협박에 굴하지 않는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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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쟁 이후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비롯한 자신의 사업체와 JP모건 간 거래를 중단했다. 대신 골드만삭스 등 JP모건의 경쟁사와 거래를 텄다. 이 덕에 골드만삭스는 2010년 이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로부터 9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았다. 2021년 말에는 소송까지 시작됐다. JP모건은 테슬라가 2014년 이뤄진 1억6200만 달러 규모의 신주인수권 관련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고, 테슬라는 JP모건이 머스크 사업체와 거래가 끊긴 데 대한 ‘복수’에 나섰을 뿐이라며 반박했다. 갈등은 2022년 엑스(X·당시 트위터) 인수까지 계속돼 JP모건이 트위터 측을 대리하며 머스크의 발목을 잡으려 들기도 했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해 1월 재판에서 “JP모건은 테슬라를 싫어한다”는 증언을 남기기도 했다.
분위기가 전환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말이다. 지난해 11월 다이먼은 뉴욕타임스(NYT) 행사에 참석해 “머스크는 뛰어난 인물이고 인류에 놀라운 공헌을 했다”고 호평했다. 올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긍정평가한 다이먼에 대해 머스크가 “말 잘했다”는 포스트를 적기도 했다. WSJ은 “법적 분쟁이라는 걸림돌이 남아 있으나 1년 전만해도 불가능해보이던 관계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할만 하다”며 “머스크는 미국에서 가장 자금력이 풍부한 은행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JP모건은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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