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대중문화, 혹은 정치 등의 사회 현상에서 유래되어 대중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게 되는 말을 두고 ‘유행어’라 한다. 유행어는 어느 순간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들어서 너도 나도 쓰게 되지만, 사실 그 말이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는 인식을 못하고 있지만, 아이돌들이 만든 유행어 역시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래서 한 번 모아보았다. 팬들뿐 아니라 대중들의 일상에도 깊이 침투한 ‘아이돌발’ 유행어.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몬스타엑스 주헌 – 꾸꾸까까
사진 : 네이버 뮤직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에서 메인 래퍼를 맡고 있는 주헌은 강한 인상, 그리고 인상만큼이나 강렬한 래핑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주헌은 상당히 애교가 넘치는 성격으로 팀 내에서 귀여움을 맡고 있다. 그 사실을 증명해주는 유행어가 바로 ‘꾸꾸까까’이다.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귀여운 목소리로 외치는 유행어인 ‘꾸꾸까까’는 지난 2017년, Mnet의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박지훈이 선보이면서 유행하게 되었지만, 원조는 사실 주헌이다.
신화 전진 – 완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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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하다’라는 말은 지금은 자연스럽게 쓰이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 말이 처음으로 방송을 탔던 2005년도만 해도 해당 표현은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완전 ~~하다’라는 말은 2000년대 중반 SBS의 짝짓기 프로그램인 <연애편지>에서 전진이 상대방에게 “완전 사랑합니다”와 같이 사용하면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는데, 참고로 이 ‘완전 ~~하다’라는 말은 평소 전진이 자주 사용하던 말투였다고 한다.
헨리-1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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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가 예능 캐릭터로서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되었던 것은 MBC의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면서부터였다. 한국어가 서툰 헨리가 각 잡힌 군인들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것이 웃음 포인트였는데, 이 가운데에 엄청난 유행어가 탄생했다. 바로 ‘1도 모르겠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이후 1도 모르겠다, 1도 없다는 식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고, 급기야는 에이핑크의 타이틀곡 제목으로까지 등장하게 됐다.
신화 신혜성 – 깜놀, 갑툭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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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에 이어 신화의 신혜성 역시 유행어를 두 개나 보유하고 있다. 그가 유행시킨 말은 바로 ‘깜놀’과 ‘갑툭튀’ 두 개이다. 깜놀은 깜짝 놀라다, 갑툭튀는 갑자기 툭 튀어나오다의 줄임말인데, 신혜성이 평소 말을 줄여 쓰는 것을 워낙 좋아하여 탄생하게 된 말들이라고 한다. 해당 신조어들은 원래 신혜성이 팬카페에서 팬들에게 글을 남길 때에나 쓰던 말이었는데, 그의 말투를 따라 하는 팬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인터넷상에서 자연스럽게 퍼졌다고 한다.
박지훈 – 내 마음 속에 저장
사진 : 네이버 뮤직
주헌 원조인 ‘꾸꾸까까’를 세상 빛을 보게 만든 가수 박지훈은 자신만의 유행어 역시 보유하고 있다. 바로 ‘내 마음 속에 저장’이라는 말이다. 해당 유행어 역시 ‘꾸꾸까까’와 마찬가지로 박지훈이 Mnet의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선보임으로써 인기를 얻게 된 말이다. 그가 ‘내 마음 속에 저장’이라고 외치면서 함께 보여준 귀여운 포즈는 사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것인데, 박지훈이 센스 있게 자기 식으로 변형을 한 것이다.
소녀시대 태연 – 알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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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쓰’라는 신조어 역시 우리의 일상 속에 완전히 녹아든 말로, 지금도 술자리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리고 이 ‘알쓰’라는 말을 처음으로 쓴 사람은 다름 아닌 소녀시대의 태연이었다. 사연은 이러하다. 태연이 과거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여 자신이 술이 약하다는 설명을 하면서 스스로를 두고 ‘알코올 쓰레기’라고 소개했던 것이다. 이 ‘알코올 쓰레기’가 줄여지면서 ‘알쓰’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다.
비투비 정일훈 – 귀요미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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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하기 1은 귀요미’로 시작되는 ‘귀요미송’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른바 ‘귀요미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이 노래는 TV에 등장하는 스타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일상에서 자주 따라 하고는 했다. 한때, 아예 귀요미송을 부르는 자신의 모습을 SNS에 올리는 것이 대대적으로 유행하기까지 했을 정도다. 이 ‘귀요미’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비투비의 정일훈이었다. 그가 MBC에브리원의 <주간 아이돌>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귀요미송’이 점차 번져 국민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이었다.
SS501 박정민-근자감
사진 : 네이버 뮤직
2005년도에 데뷔하여 2010년대 초반까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DSP미디어 출신 보이그룹 SS501. 그중에서도 멤버 박정민은 뛰어난 입담과 유머 감각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인물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오랜 시간 기억되는 유행어가 있다. 바로 ‘근자감’이라는 말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의 준말인 ‘근자감’은 SS501이 데뷔 전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찍을 당시, 박정민이 첫 무대에서도 전혀 떨리지 않는다며 허세를 부리는 김현중에게 던진 말이다.
제시카 – 대다나다
사진 : 네이버 뮤직
태연에 이어 제시카 역시 소녀시대로 활동할 당시 널리 쓰이는 유행어 하나를 남겨 놓았다. 이 말 역시 MBC <라디오 스타>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말이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대다나다’라는 유행어이다. 당시 소녀시대의 멤버 유리가 몸매를 가꾸는 비법으로, 즉석에서 고난도의 요가를 선보이자 제시카가 그야말로 아무 감정 없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대단하다’라는 리액션을 내놓았던 것이다. 제시카의 리액션이 큰 웃음을 자아내면서 ‘대단하다’가 ‘대다나다’로 변형되어 쓰이기 시작했고, 아이돌 그룹 빅스가 ‘대다나다 너’라는 타이틀곡을 들고 나오면서 해당 유행어가 더 유명해지게 되었다.
오마이걸 효정 – 내꼬해송
오마이걸의 효정 역시 일훈과 마찬가지로 최근 엄청난 유행을 끌고 있는 ‘내꼬해송’의 창시자라고 한다. ‘야라고 해도 돼? 내꼬라고 해도 돼?’로 시작하는 ‘내꼬해송’은 특히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한때 아이돌 전용 프로그램인 MBC에브리원의 <주간 아이돌>의 테마송처럼 쓰이기도 했다. 참고로 효정은 ‘내꼬해송’ 이외에 ‘얌얌송’까지 만들어내면서 다시 한번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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