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에서 당선 한 번 되기도 힘든 것이 드라마의 극본을 쓰는 일이다. 그러니 장편 드라마로 입봉하는 것은 공모전에서 당선되는 것보다 더 어렵고, 첫 입봉작이 성공을 거두는 것은 공모전에서 당선되는 것과 입봉하는 것, 두 가지를 합친 것보다도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첫 작품부터 ‘대박’을 터뜨리는 행운을 얻는 작가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들의 성공을 단순한 ‘행운’이라고 치부하면 안 될 일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물샐틈없는 전개, 그리고 살아 숨 쉬는 캐릭터까지, 그 모든 것이 다 드라마 작가들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첫 장편 입봉작으로 단번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린 드라마 작가 10인을 함께 만나보도록 하자.
쌈,마이웨이-임상춘
사진 : KBS 2TV <쌈,마이웨이>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써낸 작가는 임상춘이다. 회사원 출신의 30대 여성이라는 것 이외에는 임상춘에 대해 그 어떤 정보도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성별을 유추할 수 없는 필명을 사용하는 이유는 ‘글로만 평가받고 싶어서’이다. 스스로의 극본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참고로 그의 장편 입봉작은 지난 2017년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KBS 2TV의 드라마 <쌈,마이웨이>였다. 당시 <쌈,마이웨이>는 최고 시청률 13.8%를 기록하면서 성황리에 종영했다.
뷰티 인사이드-임메아리
사진 : JTBC <뷰티 인사이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JTBC 방영작 <뷰티 인사이드>는 임메아리 작가의 입봉작이다. 임메아리 작가는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마 작가로 손꼽히는 김은숙의 보조작가로 경력을 쌓았다고 한다. 그의 필명인 ‘임메아리’ 역시 김은숙의 작품인 <신사의 품격> 속 캐릭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임메아리 작가는 원작의 기본 설정 이외에는 모든 것을 자신의 손으로 재창조함으로써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비밀의 숲-이수연
사진 : tvN <비밀의 숲>
2017년도 방영 당시 ‘엄청난 웰메이드 드라마’라며 호평을 받았던 <비밀의 숲> 역시 이수연 작가의 입봉작이다. 당시 해당 작품의 극본을 쓴 것이 이른바 ‘쌩신인’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은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만큼 <비밀의 숲>의 전개가 완벽했다는 뜻이다. 해당 작품을 통해 이수연 작가는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극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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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은
사진 : tvN
지난해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스토브리그-이신화
사진 : SBS <스토브리그>
SBS의 2020년작인 <스토브리그>는 이신화 작가의 입봉작이다. 보통 스포츠 드라마에서 스포츠란 주연들의 러브라인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반면, <스토브리그>는 ‘야구’ 그 자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에 야구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이 모든 것의 배경에는 이신화 작가의 철저한 사전 조사가 있었다. 이를 두고 해당 작품의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남궁민은 “이제 드라마판에서 이름값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신화 작가를 극찬했다.
자백-임희철
사진 : SBS <자백>
상당한 호평을 받았던 SBS의 방영작 <자백> 역시 신인 작가 임희철의 입봉작이어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 번 판결이 확정되면 다시 재판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의 허점을 파고든 해당 작품은 방영 전까지만 해도 ‘거를 타선’ 취급을 받았다. 신인 작가의 데뷔작인 데다, 2PM 출신인 이준호 역시 주연감으로는 약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까고 나니 이 같은 우려는 환호로 바뀌었다.
하이에나-김루리
사진 : SBS <하이에나>
주연배우인 김혜수와 주지훈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묘미인 SBS <하이에나>. 해당 작품은 시청자들로부터 ‘혐관(서로 혐오하는 관계) 맛집’이라는 독특한 평을 받으면서 화제를 일으켰다. 이 같은 생생한 캐릭터를 창조해낸 것은 다름 아닌 신인 작가 김루리였다. SBS 극본공모전 출신인 김루리는 오랫동안 보조작가 생활을 거치면서 내공을 다졌다고 한다. 그 결과, <하이에나>는 최고 시청률 12.5%를 돌파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VIP-차해원
사진 : SBS
2019년도 SBS 방영작인
쾌걸 춘향-홍자매
사진 : KBS 2TV <쾌걸 춘향>
홍자매는 <마이걸>, <환상의 커플>, <미남이시네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화유기>, <호텔 델루나>에 이르기까지,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히트작을 써낸 드라마 작가팀이다. 이들의 데뷔작은 2005년도 KBS 2TV 방영작인 <쾌걸 춘향>이었다. 입봉작이 시청률 30%를 넘겼으니, 그야말로 ‘대박’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해당 작품을 통해 홍정은, 홍미란 작가와 함께 주연 배우인 한채영, 재희도 스타덤에 올랐다.
응답하라1997-이우정
사진 : tvN <응답하라 1997>
‘tvN 드라마의 개국공신’이라 일컬어지는 <응답하라 1997>은 이우정 작가의 드라마 입봉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이우정 작가는 과거 잔뼈 굵은 예능 작가였다. 그랬기에 이우정과 함께 KBS에서 tvN으로 이적한 나영석이 드라마 작가로 나서겠다는 이우정을 향해 “드라마는 무슨 드라마냐 예능이나 같이 하자”라고 만류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뚝심 있게 자신의 주관을 밀고 나간 이우정은 ‘응칠’로 대박을 터뜨렸고, 이후의 ‘응답하라’ 시리즈들 역시 줄줄이 성공시켰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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