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마다 유행하는 패션 스타일이 다르듯, 헤어스타일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모든 유행은 대개 스타들로부터 시작된다. 드라마나 화보, 혹은 무대 위에서 선보였던 스타의 헤어스타일이 화제가 되어 헤어 디자이너들을 바쁘게 만들고는 하는 것이다. 개중에는 ‘손님, 이건 고데기예요’라는 멘트로 우리를 좌절하게 했던 헤어스타일도 다수 있다. 그래서 한 번 모아보았다. 한때 엄청난 유행을 불러일으켰던 여자 연예인들의 헤어스타일 열 가지. 시기 순으로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임수정-샤기컷
사진 : KBS 2TV <미안하다, 사랑한다>
지난 2004년, KBS 2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우울하면서도 애절한 감정선과 드라마틱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사랑받은 것은 드라마의 내용뿐만이 아니었다. 해당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선보였던 모든 스타일들이 엄청난 유행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임수정의 ‘샤기컷’ 역시 그중 하나이다. 어깨를 넘어서는 기장의 머리카락을 층을 내어 보다 가볍고 산뜻하게 연출한 해당 스타일은 한국에 ‘샤기컷’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보아-울프컷
사진 : 카카오TV
임수정이 시작한 샤기컷의 열풍을 이어간 것이 바로 보아였다. 2005년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보아는 신곡 ‘Girls On Top’의 콘셉트에 맞춰 샤기컷보다 좀 더 거친 느낌을 자아내는 ‘울프컷’을 선보였다. 울프컷은 가볍게 숱을 치고 층을 내는 샤기컷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연출해낸 스타일로, 왁스로 손질하여 한껏 흐트러진 느낌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Girls On Top’이 인기를 끌면서 당시 10대들은 너도 나도 ‘울프컷’을 따라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소희-사과 머리
사진 : TBJ JEANS
2007년도에서 2008년도 사이에는 ‘사과 머리’라고 불리는 헤어스타일이 유행이었다. 해당 스타일은 앞머리를 조금만 잡아서 묶은 것으로, 머리를 묶은 부분이 마치 사과 꼭지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그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귀여운 이미지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어주는 해당 스타일은 당시 걸그룹 원더걸스의 멤버로 활동 중이던 소희가 한 패션 화보에서 선보인 것이 화제가 되어 대대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서인영-초코송이 머리
사진 : 스타제국 엔터테인먼트
레이어드를 많이 낸 샤기컷의 유행이 지나간 2000년대 후반에는, 반대로 층 없이 무겁게 자른 단발이 사랑을 받았다. 이른바 ‘초코송이 머리’라 불리는 해당 헤어스타일은 서인영이 자신의 솔로곡인 ‘신데렐라’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이후 더욱더 화제가 되었다. ‘초코송이’머리는 뒷머리뿐만 아니라 앞머리까지 풀뱅으로 무겁게 연출한 것이 특징으로, ‘초코송이 머리’에서 기장을 조금 더 짧게 자른 버전인 ‘헬멧 머리’ 역시 엄청난 인기였다.
제시카-자갈치 머리
사진 : SBS <생방송 인기가요>
2009년도는 그야말로 ‘소녀시대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곡인 ‘Gee’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소녀시대가 선보였던 컬러 스키니가 패션 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헤어 쪽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소녀시대의 멤버였던 제시카가 선보인 ‘자갈치 머리’를 따라 하는 여성들이 많았던 것이다. 조금 짧은 기장의 ‘초코송이 머리’에서 머리 끝부분을 바깥으로 뻗치도록 연출한 것이 바로 ‘자갈치 머리’이다.
김남주-물결펌
사진 : MBC <내조의 여왕>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 여성들이 ‘자갈치 머리’에 빠져 있었던 반면, 2030 여성들 사이에서는 ‘물결펌’이 대세를 이루었다. ‘물결펌’은 김남주가 MBC의 인기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선보였던 스타일로, 컬이 마치 바다의 파도처럼 층층으로 균일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해당 스타일은 1920년대 미국의 재즈시대의 ‘플래퍼’들이 자주 하던 헤어스타일을 재해석한 것으로, 우아한 느낌을 자아내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산다라박-벼 머리
사진 : 트위터
2009년도에서 2010년도 사이에는 ‘벼 머리’가 유행이었다. 이마라인을 따라 앞머리를 땋아 내린 모양이 벼 이삭을 연상시키는 해당 헤어스타일은, 산다라박이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엄청난 유행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활동했던 여자 아이돌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벼 머리를 선보였을 정도다. 벼 머리는 깜찍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데다, ‘초코송이 머리’로 잘랐다가 애매한 길이로 자라난 앞머리를 처리하는 데에도 그만이어서 대중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이유-잔머리
사진 : 아이유 SNS
2011년도, ‘좋은 날’과 ‘너랑 나’의 성공으로 인해 가수 아이유가 국민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아이유의 스타일 역시 주목을 받았다. 그녀가 무대의상으로 주로 선보였던 플랫 칼라 원피스와 함께 인기를 끌었던 것은 바로 ‘잔머리’였다. 머리를 묶었을 때에 이마 라인을 따라 보송하게 나 있는 잔머리가 소녀다운 이미지를 자아낸다는 것이 인기의 요인이었다. 이에 당시 인터넷상에서는 ‘아이유 잔머리 만드는 법’과 같은 게시물을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선미-레이어드컷
사진 : 네이버 뮤직
2015년도, 잦은 멤버 교체로 부침을 겪었던 걸그룹 원더걸스가 앨범
웬디-샤밍컷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가장 최근에 유행한 헤어스타일로는 걸그룹 레드벨벳의 웬디가 선보였던 ‘샤밍컷’을 들 수 있다. ‘샤밍컷’은 웬디 담당 헤어디자이너가 직접 개발한 스타일로, ‘샤기컷’과 ‘챠밍’의 합성어라고 한다. 이름 그대로 2000년대 중반에 유행했던 샤기컷의 재해석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샤기컷과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머리 전체를 가볍게 연출해내는 샤기컷에 비해, ‘샤밍컷’은 머리 뒷부분은 무겁게 유지한다는 것 정도를 들 수 있겠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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