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음식은 우리의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다. 일 년 365일 잔병치레 하나 없이 항상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으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로 인해 TV프로그램이나 신문 등 각종 매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몸에 좋은 음식들을 소개하기 바쁘다. 이러한 정보들은 유용하게 활용되기도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얻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을 위한답시고 무작정 먹었다가 오히려 몸에 이상이 올 수도 있으니 음식이나 식재료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고 골라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건강한 음식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의외의 음식과 식재료는 어떤 게 있을까?
코코넛 오일
코코넛 오일이 ‘만능 슈퍼푸드’로 알려진 계기는 유명 인사들이 코코넛 오일을 충치 예방, 다이어트 목적으로 애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부터다. 하지만 코코넛 오일에 다량 함유된 동물성 기름인 포화산지방산은 심장병이나 비만 같은 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코코넛 오일을 한 스푼만 섭취해도 포화지방 하루 섭취량을 먹게 된다. 캐나다의 한 TV프로그램에서는 코코넛 오일의 90%가 포화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같은 양의 버터보다 2배, 돼지기름의 2.5배, 올리브유보다 6배가 넘는 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렌틸콩
렌틸콩은 식이섬유와 엽산, 단백질과 칼륨이 풍부하며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렌틸콩 효능을 설명하는 광고가 우후죽순으로 늘었다. 그러나 삶은 렌틸콩은 116kcal로, 쌀밥(100g 기준) 127kcal와 비교하면 별 차이가 나지 않아서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또한, 렌틸콩에 든 칼륨은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고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어서 신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된다. 항우울제 효과가 있다는 말도 있는데, 우울증은 여러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렌틸콩의 일부 영양소를 섭취한다고 크게 개선되지는 않는다.
견과류
견과류는 비타민, 미네랄 등 몸에 좋은 영양소의 보고이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매일 약처럼 먹는 사람들도 있고, 군것질로 견과류만 먹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견과류에는 피틴산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많이 먹게 되면 미네랄과 결합하여 소화를 방해할 수 있다. 또한, 시중에 판매하는 믹스 견과류 일부 제품은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설탕이나 나트륨 함량을 높여 자극적인 맛을 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견과류는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글루텐 프리
글루텐 프리 뜻은 밀가루에 함유된 특정 성분인 글루텐을 피해 음식을 먹자는 뜻이다. 하지만 글루텐 섭취를 무작정 제한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글루텐 프리 제품 중에는 당류 및 탄수화물이 오히려 많이 든 것도 많다. 스페인의 한 식품연구소는 빵, 파스타, 과자, 시리얼 등 654종의 일반 식품과 글루텐 프리 식품과 비교해 글루텐 프리 식품이 비만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슈가 프리
무설탕이나 슈가 프리 표기 제품은 설탕만 첨가하지 않을 뿐 설탕 대신 단맛을 내기 위해 첨가한 감미료를 넣는 경우가 대다수다. 영양성분표에서 당류 함량 확인인 필수다. 당류가 0이라면 설탕뿐 아니라 그 어떤 당류도 첨가되지 않았다는 뜻이지만, 숫자가 써져 있다면 다른 당류를 넣었다는 이야기다. 가령, 시판되는 저지방 요거트 중에 100g에 당분 9.2%가 함유된 제품이 있는데, 이는 각설탕 3개가 넘는 분량이다.
가공 치즈
치즈는 각양각색의 풍미로 사랑받고 있는 식품이며, 우유의 에센스로 불릴 만큼 영양도 풍부하지만, 칼로리와 나트륨이 다소 높은 편이다. 특히, 가공치즈에는 나트륨이 훨씬 많다. 세브란스병원 영양팀에 따르면, 100g당 가공치즈에 함유된 나트륨은 1134mg으로 자연산 치즈보다 3배 이상 많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과 심장 및 신장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식용유가 많이 들어간 모공 가공 치즈는 고칼로리로 비만의 원인이 된다.
요거트
요거트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 우유의 좋은 성분과 유산균이 모두 들어있는 건강식품이다.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요거트에 함유된 당은 비만을 비롯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뇌혈관 질환 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요거트 구입 시 당 함량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또한, 시판되는 요거트 제품에는 질감 안정제 역할을 하는 첨가제도 함께 들어가 있다.
사골국
단백질 섭취를 위해 사골국을 열심히 끓여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사골국이나 고기를 우려낸 육수에는 단백질이 아닌 무기질이나 지방 등의 성분이 대다수다. 사골국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먹으면 체중 증가와 고지혈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칼로리 보충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주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오래 끓일수록 나오는 사골국의 인 성분은 칼슘 흡수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몸 밖으로 빠져나갈 때 칼슘을 함께 배출해 관절 건강에 독이 된다.
말린 과일
말린 과일의 경우 다른 조리 없이 과일 그대로를 말린 음식이기 때문에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사 및 전문가들은 말린 과일을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설탕을 비롯한 화학 성분이 하나도 첨가되어 있지 않았는데도 ‘왜 안 좋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과일을 말리면 당분과 칼로리가 더욱 높아진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말린 과일을 많이 먹는 이들이 간혹 있는데, 이는 살을 더욱 찌게 하는 행동이다.
단백질바
단백질바는 체중감량을 해야 할 때 또는 식사할 시간이 없을 때 가볍게 챙겨 먹을 수 있어서 인기가 좋다. 많은 사람들은 단백질바가 적은 양으로도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어서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건강식품이란 생각이 들면 더 많이 먹게 되고, 상대적으로 운동은 덜 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단백질 섭취를 하려면 단백질바를 먹는 것보다는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나 단백질 셰이크를 먹는 게 더 좋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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