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는 집 앞 골목길, 지하 주차장, 공원 풀숲 등 도심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길고양이를 길에서 주워서 기르는 일을 ‘냥줍’이라고 한다. 냥줍 대상은 대부분 어미를 잃은 새끼고양이다. 냥줍을 할 경우 우선 새끼 상태부터 살펴봐야 한다. 어미가 있는 새끼라면 어미의 보살핌으로 인해 상태가 깔끔한 편이다. 또 사람의 손길을 탄 새끼에게서 다른 냄새가 나면 예민한 성격의 어미가 새끼를 죽이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며칠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냥줍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일단 구조해 집에 데려가야 한다. 하지만 막상 집에 데리고 왔다고 하더라도 고양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갈팡질팡할 것이다. 그런 초보 집사들을 위해 간단한 ‘새끼고양이 양육 꿀팁’을 준비했다.
체온 유지
새끼고양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체온 조절이다. 2개월 미만의 고양이들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므로 체온 유지를 필수로 해줘야 한다. 체온유지를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좋은 방법은 우선 상자 같은 것을 준비해서 어둡고 통제된 듯한 느낌의 공간을 만들어준다. 바닥은 부드러운 방석이나 잘게 찢은 신문지를 깔아주면 된다. 이외에도 페트병이나 물통에 따뜻한 물을 담고 나서 수건으로 감싼 후에 새끼고양이 옆에 놓아주면, 자연스럽게 난로효과가 생긴다.
배변시켜주기
생후 2개월 미만의 새끼 고양이는 배변활동을 스스로 하지 못한다. 밥을 먹이고 난 뒤 소화될 때쯤, 2~3시간 간격으로 붓을 이용해 항문과 사타구니를 자극해주면 배변활동을 하게 된다. 붓이 없다면 휴지나 물티슈로 대체해도 된다. 또한, 물티슈로 등이나 배를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닦아주면 알아서 배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대소변을 가리게 되는데, 그 시기에는 고양이용 모래를 준비하여 별도의 장소에 설치하면 된다.
우유 먹이는 법
간혹 사람용 우유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새끼고양이의 체온을 떨어뜨리고 잦은 설사와 탈수증세로 목숨까지 위협한다. 가장 좋은 것은 고양이용 분유를 사서 먹여야 한다. 생후 1개월쯤 되는 고양이는 밥그릇에 담아주면 직접 먹지 못하므로 스포이트나 고양이 젖병으로 먹여야 한다. 분유를 먹일 때는 엎드린 자세에서 한쪽 손으로 고양이 몸 전체를 가볍게 잡고 상체를 약간 위쪽으로 들어 올린다. 다른 손으로 젖병을 잡고 고양이 입에 젖꼭지 부분을 들이밀면 된다.
사료 먹이기
생후 2개월이 지났으면 단백질, 칼슘, DHA 함량이 높은 자묘용(Kitten) 사료를 구입해 물에 살짝 불리고 으깨서 줘야 한다. 사료를 불려줬지만 다 먹지 않는다면 남은 사료는 바로 버리는 게 바람직하다. 상하는 경우가 많고 배탈 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양이는 생후 6개월 동안 먹은 것들의 맛을 기억하기 때문에 다양한 맛, 질감, 재료, 냄새를 지닌 사료에 길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러므로 다양한 습식사료의 샘플을 조금씩 먹이는 게 좋다.
목욕시키기
새끼고양이 목욕은 보통 2개월 이상 됐을 때 시켜주는 게 좋다. 2개월 미만의 새끼고양이는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없어서 목욕시킨 후 대충 말리고 놔두면 체온이 떨어지거나 복막염에 걸려 자칫하면 사망할 수 있다. 오염물이 묻어서 목욕을 굳이 시켜야 한다면 가급적 물로 목욕시키는 방법보다는 위생 물티슈나 따뜻한 물수건 등으로 간단하게 닦아주는 걸 권한다. 2개월 이상 된 고양이는 고양이 전용 샴푸를 사용해 38~38.5도의 물로 빠르게 시켜주는 게 좋다.
예방접종하기
고양이가 실내 생활 중 마음을 안정을 찾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 동물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새끼고양이의 몸무게가 500g 이상일때부터 1차접종을 시작한다. 총 3번에 걸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며, 3~4주 간격으로 꼭 접종을 해줘야 한다. 특히 길고양이에게 구내염은 흔한 질병이기 때문에 구충제 처방을 받아야 한다. 겉으로는 증상이 보이지 않아도 피부사상균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걸려있을 수도 있으니 건강 상태 체크는 필수다.
사회성 기르기
보통 새끼고양이의 사회성은 1~2개월에 형성된다. 어미와 함께 자란 새끼고양이는 그 시기동안 어미에게 배변교육도 받고 사회성을 기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람과 익숙해질 수 있도록 많이 놀아주고 챙겨주며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사람과 유대관계를 잘 형성하면 가정에서도 고양이와 가족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다. 또한, 다른 고양이와 새끼 때부터 자란 고양이는 사회성이 더 좋아질 확률이 높다.
중성화수술 시기
고양이는 짝짓기 본능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실내 생활에 적응한 고양이가 발정기에 접어들면 짝을 찾기 위해 밖에 나가려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렇게 집을 나간 고양이는 대부분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한다. 보통 새끼고양이는 발정기에 접어들면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애교도 부리고 수컷인 경우 집안 곳곳에 영역표시를 하기도 한다. 사람과 함께 지내려면 중성화 수술을 생후 3개월쯤에 시켜주면 좋다.
놀아주기
새끼고양이가 집 안 가구나 커튼 등을 자주 할퀸다면 장난감이나 종이박스를 많이 준비해줘야 한다. 특히 새끼고양이가 마음 놓고 발톱을 긁을 수 있는 스크래쳐를 마련해주는 게 가장 좋다. 새끼고양이가 기껏 마련해준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박하류 식물인 ‘캣닙(catnip)’ 분무기를 장난감에 뿌려서 관심을 유도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장난감을 활용해 매일 짧게 놀아주면 고양이와의 유대관계도 쌓고, 사냥 본능을 충족시켜줄 수도 있다.
건강 확인하기
고양이가 건강한지 확인하는 방법 중 제일 쉬운 건 역시나 체중 측정과 식사량이다. 새끼고양이가 하루에 평소 어느 정도 먹는지 알고 있다면, 식욕이 떨어지더라도 빠르게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개월 미만 고양이는 체중이 5~15g 정도 매일매일 증가한다. 2개월 이상이더라도 1년까지 체중이 꾸준히 증가한다. 만약 식욕이 떨어지거나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한다면,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빠른 시일 내에 수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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