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삶의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워라밸이 급부상하고, 주 5일이 정착되면서 자연에서 휴식과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캠핑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캠핑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캠핑의 유형도 다양해졌다. 직접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캠핑부터 모든 것이 준비돼 있는 편안한 글램핑, 여행과 집 같은 캠핑을 함께 즐기는 오토캠핑 등이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자동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차박(차+숙박)’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차박’은 다수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 연예인들의 자동차 캠핑 여행이 방송을 타면서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된 것도 차박 인구가 늘어난 데 한몫했다. 차박 캠핑은 텐트조차 혼자 치기 어려운 캠핑 초보라도 야외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지금부터 차박의 매력에 제대로 빠져보도록 하자.
차박이란?
‘차박’이란 여행할 때에 자동차에서 숙박하는 활동을 말한다. 일반적인 캠핑과 달리 설치형 텐트를 사용하지 않고 차 안에서 잠을 자는 여행을 뜻한다. 야외에서 자는 기분을 내면서도 준비할 것이 많지 않아 간소한 캠핑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원래 차박은 낚시꾼과 등산객의 문화였지만, 장비를 중시하는 한국 특유의 캠핑문화가 맞물리면서 차박 인구가 크게 늘었다. 차박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함이다. 캠핑장을 예약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지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차박용 차량 따로 있다?
차박을 위해서는 차량의 넓은 실내공간이 필수다. 이전에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만 캠핑카 개조가 가능했지만, 최근 자동차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어떤 종류의 차량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됐다. SUV차량을 비롯해 아반떼, 스파크 같은 중소형차도 취사, 취침, 세면시설을 갖춘 캠핑카로 변신할 수 있다. 브랜드에 따라 적재공간이 넉넉하거나 뒷좌석 폴딩이 가능한 차량도 있다. 실내공간이 적절치 않으면 차 위에 설치하는 루프탑 텐트로 잠자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차박에 필요한 준비물
차박용 차량을 준비했다면 따뜻하고 편안한 취침을 위한 에어매트와 침구류, 핫팩 등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야외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모기를 비롯해 해충이 차 안에 유입될 수 있으므로 모기퇴치제나 모기장 등이 필요하다. 피크닉 테이블과 접이식 의자, 버너, 코펠, 아이스박스, 랜턴 등의 캠핑물품도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다 가랜드와 같은 전구 장식을 달아준다면 분위기 있는 차박 캠핑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날 ‘의지’만 있다면 준비는 끝난다.
차박 캠핑 꿀팁
차박 캠핑의 묘미는 장소 선택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나 차박 캠핑이 가능하지만 주차장이나 휴게소 등 공공장소에서 차를 세우는 건 금물이다. 게다가 주위에 화장실이나 개수대가 없다면 굉장히 불편을 느낄 수 있으므로, 캠핑 시 공중화장실의 위치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만약 주변에 개수대가 없으면, 간편한 반조리 또는 완조리 식품을 활용해서 식사해야 한다.
차박할 때 주의사항
차박 캠핑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은 바로 화재 관련 사고다. 캠핑 중 음식을 조리하거나 난방을 할 때 불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자칫하면 불씨가 주변의 마른 풀이나 의류 등으로 번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국립공원이나 국유림 임도, 사유지, 해안 방파제 등 출입금지구역에 들어가 차박을 하면 자신도 모르게 범법자가 될 수도 있으니 사전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또한, 수면 시에는 차량의 외부 공기 유입 기능을 이용하거나 환기가 될 만큼 창문을 열어 두어야 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차박 명소 추천
파주 임진강 주상절리
사진 : 한탄강 지질공원 홈페이지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머리부터 북쪽으로 임진강을 거스르는 수 킬로미터에 걸쳐 수직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다. 주상절리를 마주하는 강 건너편 동이대교 아래는 캠퍼들에게 차박 성지로 알려진 곳이다.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펼쳐지고 잔잔한 강이 흘러 신선놀음하기 딱 좋다. 화장실과 재활용 수거장이 마련돼 있고, 화장실은 주민들이 직접 관리해 깨끗하다. 이곳에서는 몸이 절반쯤 잠길 만큼 강에 들어가 계류낚시를 해도 되고, 여름엔 카약이나 카누를 즐겨도 된다.
인천 강화 동막해변
인천 강화 동막해변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이자, 강화도에 있는 유일한 해변이다. 썰물 때는 직선 4km까지 갯벌로 변해 조개, 칠게, 고둥, 가무락 등 갯벌체험을 하기 적합하다. 백사장 뒤로 수백 년 묵은 노송들이 있어 그늘막이나 돗자리를 펴고 캠핑하기 좋으며, 인근에는 분오리 돈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낙조를 바라보면 아름답다. 해변엔 어린이용 해수풀장, 갯벌 놀이용 호미대여소와 세족장 등도 마련돼 있다. 근처에 마니산도 있어 등산도 겸할 수 있다.
충남 태안 몽산포해수욕장
몽산포 해수욕장은 백사장이 3km에 이르고 솔밭에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몽산포는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위치하고 있어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고, 인근에 바다가 보이는 풀장과 갯벌체험지, 허브농원, 수목원, 쥬라기박물관 등이 있어 가족과 함께 방문하기 좋다. 캠핑장은 1구역, 2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사유지여서 각각 다른 주인이 운영하니 차박 계획할 것이라면 참고해야 한다. 게다가 예약제가 아닌 선착순이어서 되도록이면 이른 시간에 도착하는 게 좋다.
부산 기장 오랑대공원
사진 : 부산광역시 공식 SNS
동해안 일출 명소로 유명한 기장 오랑대공원은 차박 성지로 꼽힌다. 경치가 좋고 오랑대공원 주차장에서 바다를 보면서 야영해도 되기 때문. 게다가 수도 시설이 있어서 먹거리를 씻거나 세수를 할 수도 있다. 물론 제일 중요한 화장실도 갖춰져 있다. 이곳은 차박하려는 사람들로 자리가 없을 정도이며, 만약 밤에 도착했을 경우에는 이미 잠을 자고 있는 야영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정숙을 유지해야 한다. 근처에는 기암괴석이 발달한 해안을 따라 산책길이 있어 바다를 보며 산책을 즐겨도 된다.
무주 진안 용담 섬바위
사진 : 전라북도 공식 SNS
용담 섬바위는 인공호수인 용담호에 있는 바위로 된 섬이다. 기본적인 캠핑 장소들의 모습들과는 달리 이곳은 넓고 둥근 모양새의 평지에 산세가 우거져 있다. 드넓은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안락한 느낌을 준다. 3만 평 규모의 공간은 캠핑장뿐 아니라 숲속 산책로, 농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샤워대, 개수대, 편의점 등 편의시설이 위생적으로 잘 관리되어 있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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