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BS <웃찾사>
2000년대 중반에서 후반 사이, SBS의 개그 프로그램인 <웃찾사>는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미친소, 만사마, 난다김 등 많은 인기 캐릭터들 사이에서 코너 ‘귀여워’ 역시 쏠쏠한 인기를 얻었다. 당시 해당 코너를 만들었던 것은 2005년도에 SBS 8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김현정이었다. 그는 넘치는 개성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귀여워’ 외에도 ‘퀸카 만들기 대작전’, ‘폭소만발’ 등의 코너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그가 참여한 코너 ‘귀여워’는 현재 유튜브 상에서 50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다시 한번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웃찾사>의 전성기가 훌쩍 지난 지금, 그녀는 어떠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까?
사진 : 김현정 SNS
한순간도 안주하지 않았다
사진 : 카카오TV <빽능>
“대들어~ 대들어~ 언니한테 대들어”와 같은 유행어를 남긴 김현정은 한눈에 범상치 않은 끼를 타고난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봐도 대충 ‘무대에 오르는 사람’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김현정은 의외로 연기과가 아닌 극작과를 졸업했다. 원래의 꿈은 연극 연출을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개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학교 체육대회에 참여한 개그맨 심현섭을 만난 이후였다. 결국 김현정은 걸출한 스타들을 낳은 서울예대 개그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고, 이후 코미디언의 길을 가게 된 것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2005년도에 SBS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김현정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귀여워’를 히트시키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해당 코너의 인기에 힘입어, 2007년도에는 SBS 방송연예대상에서 여자 코미디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김현정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친정과도 같은 SBS <웃찾사>를 떠나, tvN의 <코미디빅리그>로 무대를 옮긴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야말로 참패였다. 매 회마다 각 코너의 순위를 매기는 <코미디빅리그>에서 김현정은 항상 하위권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결과만 놓고 따지자면 ‘실패’가 분명했다. 하지만 좋게 보면 또 한 번의 경험치가 생긴 셈이었다. 그렇게 김현정은 한순간도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미디언이 인디밴드를?
사진 : 코코엔터테인먼트
그러나 ‘경험’이 생겼다고 해서 슬럼프가 찾아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2008년경, <코미디빅리그>에서의 실패로 인해 김현정은 기나긴 매너리즘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때에 운명처럼 ‘음악’이 찾아왔다. 김현정의 슬럼프를 위로한 것이 다름 아닌 ‘올라이즈밴드’의 우승민이었기 때문이다. 힘들어하는 김현정에게 우승민은 자신의 지인들을 하나 둘 소개했고, 그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어울렸을 뿐인데 김현정은 어느덧 걸출한 인디밴드 뮤지션들을 ‘절친’으로 두게 되었다.
사진 : 코코엔터테인먼트
그렇게 결성한 것이 밴드 ‘밤손님’이었다. 노래방에서, 술자리에서 어울리던 뮤지션들이 김현정에게서 ‘보컬’로서의 싹을 발견했던 게 도화선이 되었다. 이에 장기하, 루나틱, 크라잉넛 등 내로라하는 밴드의 멤버들이 참여한 음반 <오! 사랑 빛나네>가 탄생하게 되었다. 해당 음반에서 김현정은 청아하면서도 우울한 음색으로 듣는 맛을 더했다. 기존의 ‘개가수’라 불리는 이들의 음반과는 다르게, 밤손님의 음악에서 웃음기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애초에 ‘할 거면 제대로, 진지하게’ 하자는 것이 김현정의 모토였기 때문이다.
5년 만의 <웃찾사> 컴백
사진 : SBS <웃찾사>
2013년, 그렇게 잠깐의 외도를 마친 김현정은 이듬해에 <웃찾사>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친정집으로 돌아온 그가 선보인 코너는 남장여자 캐릭터를 내세운 ‘막둥이’였다. 극작과 출신이라는 점을 앞세워 김현정은 캐릭터 창조에서부터 극본, 연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고, ‘귀여워’ 이후 무려 7년 만에 다시 한번 인기 코너를 가지게 되었다.
사진 : 김현정 SNS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김현정은 2014년 SBS 연예대상에서 코미디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수상 역시 7년 만이었다. 그의 꾸준함이 낳은 기분 좋은 결과였다.
김현정의 근황은?
사진 : 김현정 SNS
지난 2017년, 모친상으로 인해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김현정은 쉬지 않고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결혼을 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오기도 했다. 부부 사이의 매개는 ‘커피’였다고 한다. 커피가 맺어준 인연인 만큼, 결혼식 역시 김현정이 운영 중인 카페에서 열렸다.
사진 : 김현정 SNS
최근 김현정은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 출연하여 자신의 신혼생활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해당 방송에서 김현정은 “결혼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신혼부부이지만, 충분히 남편이 꼴 보기 싫다”라는 우스갯소리로 좌중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물론 해당 발언은 남편을 향한 애정이 바탕이 된 것이었다.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김현정이 앞으로는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바이다.
사진 : MBN <속풀이쇼 동치미>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공감 뉴스 © 데일리라이프 & Dail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