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언제, 어디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무아지경으로 달리면 오히려 기분이 상쾌하고 행복해질 때가 있다. 이렇게 격렬하게 달리기를 할 때 느끼는 쾌감을 ‘러너스하이(Runner’ High)’라고 한다. 마라톤 동호인들 사이에서 궁극의 경지로 여겨지는 ‘러너스하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1분에 120회 이상 심장박동수로 30분 이상 격렬히 달릴 때 느껴진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은 ‘하늘을 나는 느낌’ 또는 ‘꽃밭을 걷고 있는 기분’이라고 표현된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희열처럼 다가오는 이 느낌 때문이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선호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쾌감이 생기는 것일까? 지금부터 운동을 하면 할수록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러너스하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러너스하이란?
‘러닝 하이(running high)’ 혹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란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 느껴지는 쾌감과 행복감을 말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A. J. 맨델이 1979년 처음 사용한 용어다. 운동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행복감으로도 불린다. 오래 달려도 전혀 지치지 않을 것 같고, 계속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한다. 이때의 의식 상태는 헤로인이나 모르핀 혹은 마리화나를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것과 유사하고, 때로는 오르가즘에 비교된다.
러너스하이가 찾아오는 순간
보통 1분에 120회 이상의 심장박동수로 30분 정도 달리다 보면 러너스하이를 느낄 수 있다. 러너스하이를 이야기할 때 주로 달리기를 예로 들지만 수영, 사이클, 야구, 럭비, 축구, 스키 등 장시간 지속되는 운동이라면 어떤 운동이든 러너스하이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마라톤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극한의 고통을 넘어 35km 지점쯤 되면 러너스하이를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너스하이와 호르몬 작용 관계
러너스하이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물질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언급되는 물질은 엔도르핀이다. 엔도르핀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통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산소를 이용하는 유산소 상황에서는 별 증가를 보이지 않다가 운동 강도가 높아져 산소가 줄어드는 무산소 상태가 되면 급증하게 된다. 또한, 인체가 고통을 겪거나,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아 기분이 나쁠 때 분비된다고도 알려져 있다.
러너스하이 주의사항
러너스하이를 느끼기 위해 처음부터 무리하게 달리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러너스하이 상태를 계속 느끼고 싶어 자칫 운동 중독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불안해하거나 짜증을 내게 되고 무리하게 달리다가 인대가 손상되거나 근육이 파열되는 경우도 있다. 지나치게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고 있을 때에는 절대 경험할 수 없으며, 몸 컨디션이 좋아야 하고 마음이 편안해야 그 느낌이 온다.
달리기, 어떤 효과 있나?
러너스하이를 느끼려면 우선은 달리기 운동을 해야 한다. 달리기는 전신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라 심폐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폐활량이 증가하면 심장 기능도 좋아진다. 또한, 당뇨와 고혈압, 골다공증,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달리기는 걷기보다 2.5배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므로 체중이 더 많이 줄어들고 허리도 더 날씬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달리기가 부담이 된다면 걷기부터 하면 된다. 그리고 신체 능력이나 기술을 늘린 뒤 달리기 운동을 시작하면 된다.
달리기로 우울증 치료한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는 체중감량 외에도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 된다. 조깅이나 러닝을 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는 베타엔돌핀의 혈중농도를 높여 주기 때문이다. 러너스하이를 경험하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의 연구팀이 최근 밝힌 연구 보고서에서 유산소 운동이 우울증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으며 치료 시간도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바른 자세로
달리기 효과를 높여라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없다. 일단 달릴 때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는 게 좋다. 고개를 숙이면 충격이 목으로 전해질 뿐 아니라 전방의 상황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발을 ‘11자’ 형태로 유지하는 건 기본자세다. 그래야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발은 발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은 뒤 앞꿈치가 닿게 한다. 몸의 무게중심은 약간 앞에 두고 상체를 살짝 앞으로 기울여 달린다. 그리고 입과 코를 모두 사용해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는 게 좋다.
달리기할 땐 충분한 수분 섭취 중요
달리기를 하면 땀 배출이 많아지게 되는데, 땀을 통해 체내 수분과 함께 염분과 칼륨 등이 소실된다. 때문에 탈수증이나 열사병과 같은 문제가 발생될 수 있고 심하면 생명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목마르기 전에 물을 마시는 게 중요하다. 물만 마시는 것은 필요한 수분과 전해질을 채우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스포츠 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포츠 음료는 수분과 당분을 함께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운동 전 스트레칭 필수
준비운동 없이 달리기를 할 경우 무릎과 발목, 발뒤꿈치 등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반드시 5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달리기는 발목 부위의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반면 피로골절의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단점도 있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느린 속도로 몸에서 열이 날 때까지 걷거나 뛰며 적당히 워밍업을 한다. 달리기가 끝난 후에는 곧바로 쉬지 말고 천천히 걸으며 호흡과 심박수를 안정시켜야 한다.
달리기 할 때 좋은 신발은?
발에 큰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은 발뒤꿈치의 통증이나 아킬레스건 염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당연히 올바른 신발의 착용이 필수다. 운동화는 가볍고 전체적으로 평편한 모양을 선택하되 아킬레스건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잘 감싸줘야 한다. 바닥은 중족골 부위에서 최대한 부드럽게 구부러져야 발의 피로가 줄어든다. 밑창은 아래쪽으로 퍼져 있는 모양으로 돼 있는 것이 안정도를 높여주며 뒤꿈치 바로 위를 감싸고 있는 힐컵은 단단한 것이 발목지지에 좋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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