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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보다 무섭다? 미세먼지가 황사보다 훨씬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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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썰전>

파란 하늘을 뒤덮은 희뿌연 유해 물질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막연한 공포감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 수치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걸러준다는 산업용 마스크와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기도 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공포 수준으로 높아진 데에는 인후통, 알레르기성 비염, 두통 등 인체를 통해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유해함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언론을 통해 받아들여지고 있는 여러 정보들 역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핵보다 무서운’ 미세먼지, 유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세먼지 VS 황사
무엇이 다를까?

미세먼지로 인한 공포가 드리워지기 이전에는 황사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봄의 불청객으로 불리곤 했던 황사는 야외에 놓인 모든 것들을 흙먼지로 뒤덮고, 탁한 대기를 조성하여 미세먼지와 유사한 불편함을 초래하곤 했었다. 미세먼지와 황사, 어떻게 다를까?

 

사진: YTN 뉴스

황사, 흙먼지와 모래가 이동하는 ‘자연 현상’

황사는 일반적으로 한랭전선의 후면에서 부는 강한 바람에 의해 아시아 대륙의 사막 지역, 건조 지대, 고원 등에 존재하는 흙먼지나 모래가 공중으로 떠올라 바람을 타고 이동하다 지표에 떨어지는 ‘자연 현상’을 일컫는다. 황사는 발원지에서는 1~1000㎛의 입자 크기를 갖지만, 이동하는 과정에서 크기가 점차 작아져 관측지에서는 1~10㎛ 정도의 크기를 갖게 된다. 황사 현상은 삼국사기와 같은 옛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아주 오래된 자연 현상이며, 때문에 칼슘과 마그네슘 등 자연으로부터 기원되는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세먼지, ‘인위적’으로 발생한 유해 물질

미세먼지는 황사와 마찬가지로 대기를 부옇게 만들지만, 그 성분과 발생 원인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에는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공장을 비롯한 산업시설과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자동차, 가정에서의 난방 및 취사 등 인위적인 인간 활동의 결과로 인해 만들어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때문에 미세먼지 입자는 인체에 해로운 황산염, 질산염, 중금속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색 역시 누런 황토색부터 검은 색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인다. 미세먼지는 성분 자체만으로도 유해하지만, 입자의 크기가 2㎛ 이하로 황사보다 훨씬 작은 형태를 띠고 있어 인체에 쉽게 침투하는 한편 배출이 쉽지 않아 호흡기 질환과 심장질환, 폐 질환 등 크고 작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미세먼지는 어디서 오는 걸까?

 

‘봄의 불청객’이라 불리는 황사와는 달리, 미세먼지는 전 계절에 걸쳐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미세먼지, 도대체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지난 19년 11월 발표한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울, 대구, 부산 등지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에서 중국이 준 영향은 32%이며, 한국에서 발생한 비율은 51%에 달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을 무조건 중국에 미룰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결과는 미세먼지를 논할 때 반드시 필요한 개념인 ‘2차 배출’과도 크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짐작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미세먼지 형태로 완성되어 배출되는 1차 배출물과 공기 중에 배출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태양광에 의해 광화학 반응 등을 일으켜 발생하는 2차 배출물로 나뉜다. 지난 2014년, 국내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32만 4180t 가운데 1차 배출물 형태의 미세먼지는 불과 28%에 불과했다. 자연스럽게 나머지 78%는 2차 배출물이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대부분의 질소산화물(NOx)은 산업시설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질소산화물의 경우 미세먼지 저감대책 대상에서 제외되어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정확히 어디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논지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미세먼지 발생지에 대한 연구는 기간, 범위, 발생요소 등의 변수가 다양하게 존재해 기관마다 상이한 결과가 도출된다.

 

 

미세먼지 정보,
기업은 웃지만 소비자는 ‘벌벌’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 직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 가능하도록 제공되지 않는 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는 계속해서 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어떠한 질병을 얻게 된다든지, 미세먼지에 한 시간 노출되는 것이 밀폐된 공간에서 84분가량 담배연기에 노출되는 것과 동일한 피해를 입게 된다든지 하는 식의 검증되지 않은 자극적인 뉴스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입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은 미세먼지를 99% 걸러준다는 공기청정기를 선뜻 구매하고, 산업용 방진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비해둘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진: CHANNEL A 뉴스

무려 ‘발암물질’로 여겨지는 미세먼지는 물론 유해하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공기청정기와 산업용 마스크가 미세먼지에 대한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국민들이 언론에 기대하는 것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는 분명 아닐 것이다.  

글 : 김가빈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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