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퀸와사비 SNS
지난 7월, 인기리에 종영한 Mnet의 힙합 리얼리티 뮤직쇼 <굿걸 :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는 전지우, 장예은, 제이미, 슬릭 등 그간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뮤지션들의 매력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주었다. 그중에서도 ‘굿걸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것은 단연 퀸와사비이다. 1994년생 힙합 뮤지션인 그녀가 해당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안녕 쟈기’ 무대는 그야말로 엄청난 중독성을 자랑하며 ‘1일 1쟈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퀸와사비를 두고 ‘지나치게 선정적이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어찌 됐든 분명한 것은 현재 퀸와사비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라는 사실이다.
사진 : 퀸와사비 SNS
성인용품점에서 일하며 곡 작업
사진 : Mnet <굿걸 :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
퀸와사비는 ‘성적으로 직설적인 가사가 내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 말답게, <굿걸>의 첫 방송분에는 퀸와사비가 성인용품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가사를 쓴다는 것이었다. ‘캐릭터 한번 분명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모습이었다.
사진 : 퀸와사비 SNS
다소 가벼워 보일 수도 있는 모습이었지만, 의외로 음악을 향한 퀸와사비의 열정만큼은 ‘진심’이었던 듯하다. 힙합 뮤지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졸업 후 무작정 힙합의 본고장인 뉴욕으로 떠나 생활고도 마다 않고 작곡 공부를 했다고 하니 말이다. 이후 한국으로 들어온 그녀는 ‘딱 데뷔곡만 내 보고 반응이 없으면 쿨하게 접고 현실적으로 살자’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뜻밖에 데뷔곡인 ‘Look At My!’부터 예상치 못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퀸와사비는 보다 본격적으로 뮤지션의 길에 뛰어들게 된다.
선정성 논란을 진정성으로 극복하다
사진 : Mnet <굿걸 :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
<굿걸> 방영 초반만 해도 퀸와사비에 대한 시청자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분명 눈에 확 들어오는 특이한 모습이긴 하지만, 그녀가 하는 음악이 필요 이상으로 선정적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은 채 엉덩이를 흔드는 ‘트월킹 댄스’를 선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종류의 것이었다. 실제 <굿걸>은 퀸와사비의 무대로 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사진 : Mnet <굿걸 :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
그러나 방송 회차가 거듭될수록 퀸와사비에 대한 여론은 점점 더 좋아졌다. 이른바 ‘여적여 구도’로 진행될 거라 예상되었던 <굿걸>에서 누구보다도 열린 자세로 출연자들과 유대를 쌓아 나갔던 것이 바로 퀸와사비였기 때문이다. 특히 ‘페미니스트 래퍼’를 자처하는 슬릭과 함께 선보인 마지막 콜라보레이션 무대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물과 기름일 듯했던 두 사람이 서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트월킹 퀸’이
도덕 선생 출신이라고?
사진 : 퀸와사비 SNS
이에 퀸와사비를 향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졌다. 특히 그가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큰 화제를 낳았다. 실제 퀸와사비는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시절, ‘도덕 선생님’으로 교생 실습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반전 매력에 팬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냈다. 참고로 퀸와사비는 학창시절 ‘문과 전교 1등’이었다고 한다. 오로지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만이 목표였던 고교 시절의 퀸와사비는 친한 친구가 교대 진학을 원해 별 생각 없이 자신도 사범대학교에 원서를 썼다고 한다. 지금의 모습에서는 가히 상상도 가지 않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사진 : 퀸와사비 SNS
한편, 퀸와사비는 <굿걸> 종영 이후 모교인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래퍼 이영지와 함께 트월킹 포즈를 취하고 서로의 엉덩이를 때리는 등, 다소 과한 모습을 보여 네티즌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공연 무대라면 모를까, 공공장소에서 할 만한 행동은 아닌 것 같다’는 게 그들을 비판하는 이들의 의견이었다.
‘나다운 것’이 가장 힙합적인 것이다
사진 : 퀸와사비 SNS
앞선 일화들만 살펴보아도 퀸와사비가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지닌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퀸와사비 역시 여태까지 보여 준 자신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한다. ‘자기만의 멋을 리얼하게 표현하는 게 가장 힙합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누군가의 시선에 갇히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갈 예정이다.
사진 : 퀸와사비 SNS
혹자는 그녀를 두고 ‘마케팅의 귀재’라 말한다. ‘19금 래퍼’를 자처하는 것은 그저 뜨기 위한 ‘컨셉질’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퀸와사비는 자신을 향한 이 모든 잣대들에 상처 입기보다는, 그저 자신이 욕망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세상엔 사랑할 게 너무나도 많다’던 슬릭과 함께 부른 노래 가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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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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