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1인 가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계는 바로 ‘편의점’이다. 최근 편의점은 조리 시간이 오래 걸려 1인 가구가 쉽게 도전할 수 없었던 메뉴들을 간편화한 형태의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거나 출퇴근길을 겨냥한 ‘커피와 빵 구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바쁜 1인 가구를 위해 문서 작업에 세탁까지 해 준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편의점은 ‘24시간 영업하는 슈퍼마켓’이 아니다. 그저 담배나 라면 정도나 사러 가던 편의점은 말 그대로 옛말이 됐다. 편의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은 다음과 같다.
배달
우리나라는 배달 서비스가 아주 잘 이루어진 국가 중 하나다. 전화가 아닌 배달 어플에서 터치만 몇 번 하면 맛있는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다.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배달 주문을 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CU가 처음으로 배달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용 방법은 다른 배달 어플과 마찬가지로 먼저 주문을 하고 결제를 하면 배달해 주는 3단계 시스템이다. CU 같은 경우에는 1만 원 이상 주문 시에 이용 가능하고, 거리에 따라 약간의 배송비가 추가된다.
셀프 결제
최근 편의점에서도 셀프 결제를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POS 단말기의 셀프 모드 버튼 하나로 고객이 직접 상품을 스캔하고 결제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직원이 아예 없는 무인 편의점도 등장했다. 따로 계산하지 않고 물건을 들고 나오면 미리 등록해 둔 신용카드 앱으로 자동 결제된다. 결제 내역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천장에 달린 스마트 카메라가 고객의 동선을 파악하고, 판매대에 장착된 무게 감지 센서가 어떤 물건을 몇 개 집었는지 정확히 알아낸다고 한다.
와인 당일 예약
편의점 GS25는 주류를 미리 주문하고 결제한 뒤 편의점 점포에서 찾아가는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 ‘와인25 플러스’를 론칭했다. 와인 외에도 코냑, 보드카, 테킬라, 진, 럼, 위스키 등 다양한 종류의 인기 상품 예약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모바일 앱인 ‘더팝’을 통해 성인 인증을 거친 고객만이 사용할 수 있으며, 수령을 희망하는 GS25 점포를 선택한 뒤 해당 점포에서 찾아가면 된다. 수령자가 점포에서 주류를 찾아갈 때 신분증 확인이 추가로 이뤄진다.
세탁
편의점 GS25는 모바일 세탁 서비스 업체 ‘세탁특공대’와 손잡고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 점포 1,900여 곳에서 세탁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톡으로 세탁특공대에 서비스를 신청한 뒤 인근 GS25 매장에 세탁물을 맡기면, 세탁 후 고객이 등록한 주소로 배송해 준다. 물세탁, 드라이클리닝, 수선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4시간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며, 48시간 내 비대면 새벽배송이 가능해 세탁소를 직접 찾아가거나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게 강점이다.
전기차 충전
최근 미세먼지를 비롯하여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편의점에도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됐다. GS25 등 편의점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갖춰진 곳이 전국에 40여 개 정도 된다. 단순히 주유소에 편의점이 들어선 게 아니라, 편의점 직원이 충전 중인 고객에게 주문을 받아 차에 상품을 실어 주거나 간단한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상 관측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기상 빅데이터 전문기업 ‘옵저버’와 협업해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다양한 기상 상황을 측정할 수 있는 기상 관측 장비를 점포별로 설치했다. 기상 관측 장비는 초미세먼지, 기온, 습도, 강수 유무 등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장비다. 세븐일레븐은 고객들이 기상 정보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기상 관측 장비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세븐일레븐 모바일 어플인 ‘세븐앱’과도 연동한다고 밝혔다.
현금 인출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현금 인출기(ATM) 대신 계산대에서 현금을 찾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1만 원짜리 우산을 사면서 현금 5만 원을 뽑고 싶다면 카드로 6만 원을 결제하면 된다. 이때 카드 비밀번호 네 자리를 입력해야 현금 인출을 할 수 있다. 그 뒤 편의점 직원에게 우산과 현금 5만 원을 건네받으면 된다. 수수료는 800~1,000원으로 공용 현금 인출기(1,300원 수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알뜰폰 개통
편의점 CU는 알뜰폰 업계 1위 업체인 ‘CJ 헬로모바일’과 손잡고 월 9,900원의 최저가 유심 요금제를 업계 단독으로 선보였다. 1만 원에 채 못 미치는 월 기본료 9,900원으로 음성통화 150분, 문자 150건, 데이터 1.5GB를 제공한다. 약정이나 위약금이 전혀 없고 쓰던 휴대폰 기기와 번호를 모두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형 이동통신사 통신망을 그대로 사용해 데이터 속도, 통화 품질, 와이파이 등이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무인 복합기
편의점 CU는 종합 대여업체 AJ 네트웍스와 손잡고 복사, 인쇄, 팩스, 스캔 등 무인 복합기 서비스를 전국 500개 점포로 확대 운영한다. 소형 점포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PC와 복합기를 일체화해 기기 부피를 줄였다. 그뿐 아니라 다국어 지원 시스템을 설치해 유학생이나 외국인 관광객도 이용 가능하다. 또한 설치, 수리, 소모품 교체를 전문 협력사에 위탁해 매장 근무자의 운영 부담이 없다. 결제도 복합기에 설치된 단말기로 고객이 직접 하는 방식이다.
차량 대여
편의점 CU와 이마트24는 차량 공유 업체인 ‘쏘카’와 협업하여 카 셰어링 서비스를 론칭했다. 카셰어링은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주차장에서 차량을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다. 주로 대학가나 원룸 인근 점포에 마련됐다. 편의점을 통한 공유차 대여율은 기존 쏘카존보다 20~30% 정도 높다. 그뿐 아니라 GS25는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고고씽’과 제휴해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점포 외부에 별도의 킥보드 주차 공간도 마련해 제공 중이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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