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유튜브 <1theK(원더케이)>
처음에 그가 방송에 나오기 시작했을 때 그의 이미지는 가수라기보다는 예능인에 가까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싸이’라는 사람의 매력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2012년, 한국어로 부른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HOT 100에서 2위를 차지했다. 단순히 미국에서만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말춤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고 서울의 강남을 유명 관광지로 만들게 했다. 이에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의 저작권료 수익이 600억에 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추측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싸이의 이런 성공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지금까지 발표한 8개의 앨범 대부분의 곡을 직접 만들고 작사를 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보여주는 싸이의 곡들, 그의 앨범 말고도 다른 가수들의 노래에서도 그의 흔적을 찾아보자.
렉시–애송이(작사)
YG 패밀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렉시는 소속 가수들의 랩 피처링을 통해 잠깐씩 모습을 보이다가 2003년 첫 정규앨범 Lexury를 통해 데뷔했다. 당시 여성 래퍼가 많지 않았던 때라 그녀의 등장만으로도 가요계는 술렁였다. 특히 1집의 타이틀곡인 애송이는 남성들에게 던지는 과감한 메시지로 이 곡의 노랫말을 싸이가 직접 쓰고 피처링까지 맡았다. 이 곡을 계기로 신인상도 수상하며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승기 – 내 여자라니까 (작사, 작곡, 편곡)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또 예능이면 예능까지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이승기의 데뷔는 2004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뷔 앨범 대부분의 노래를 싸이와 유건형이 만들고 프로듀싱까지 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당시 전국의 누나들 마음을 설레게 했던 노래, 이승기의 데뷔곡인 ‘내 여자라니까’를 싸이가 작사부터 작곡, 편곡까지 도맡았다. 시간이 지나 들으니 지금과는 다른 창법으로 부르는 이승기의 보이스가 색다르게 느껴진다.
서인영 – 신데렐라 (작사, 공동 작곡)
2002년 그룹 주얼리로 데뷔해 2007년 솔로 앨범을 통해 섹시 디바로 화려한 변신을 했다. 나름 화제가 됐었지만 서인영의 인생곡을 만나게 된 것은 이듬해 발표한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인 ‘신데렐라’다. 싸이와 유건형이 공동 작곡하고 싸이가 직접 가사를 쓴 곡으로 서인영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곡이었다. 훨씬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초코송이 헤어스타일과 하이웨이스트 패션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DJ DOC – 나 이런 사람이야 (공동 작사, 공동 작곡)
1994년 데뷔한 DJ DOC의 명곡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앨범이 흥행할수록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던 DJ DOC는 2004년 6집 발표 이후 6년간 앨범 활동을 하지 않다가 2010년 풍류라는 타이틀로 다시 팬들의 앞에 섰다. 싸이와 이하늘이 함께 작사하고 유건형과 작곡한 타이틀곡 ‘나 이런 사람이야’는 파워풀한 멜로디에 직설적인 가사로 경쾌하고 흥겹게 말한다. 당시 동네 꼬마들도 흥얼흥얼 거리며 다닐 정도로 꽤 인기가 많은 곡이었다.
울랄라 세션 – 아름다운 밤 (작사, 공동 작곡)
울라라 세션의 첫 번째 미니 앨범 ULALA SENSATION Part 1은 싸이를 비롯해 유건형, 이현도, 윤미래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함께 해 더욱 빛난다. 타이틀곡인 ‘아름다운 밤’은 뮤지컬 ‘FOOTLOOSE’에서 영감을 받아 싸이가 가사를 쓰고 Kenny Loggins, Dean Pitchford, 유건형, 그리고 싸이가 공동 작곡했다. 처음에는 로맨틱한 느낌의 블루스로 시작하다가 리얼 드럼 사운드와 함께 신나는 후반부가 시작된다. 싸이표 로큰롤 음악으로 기존과는 다른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다.
비–최고의 선물 (공동 작사, 공동 작곡)
데뷔 15주년을 기념으로 선보였던 ‘최고의 선물’은 팝 발라드의 느낌으로 전개된다. 비 특유의 절제된 듯한 달콤한 목소리에 피아노 선율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싸이와 비가 함께 작사하고 작곡한 이 노래가 발표됐을 때 프러포즈 노래 같다는 추측이 매우 많았었는데 예상은 적중했다. 가사 중 등장하는 ‘가장 큰 기쁨’은 당시 연인이었던 김태희의 이름 클 태, 기쁨 희를 표현한 것이며 며칠 뒤 비는 결혼을 발표했다. 최근 아는 형님에 출연해 최초로 선보였던 ‘최고의 선물’ 무대가 프러포즈 무대였음을 밝히기도 했다.
김장훈 – 햇살 좋은 날 (공동 작사, 작곡)
정말 햇살이 좋은 그 계절에 제목 따뜻한 곡을 발표했다. 싸이와 김장훈이 공동으로 노래 가사를 써 내려갔고 싸이가 직접 작곡했다. 제목만큼이나 서정적인 가사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오히려 반대다. 연인과 헤어지던 날 잔인하게도 눈부셨던 그날을 기억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좀 빠른 듯한 템포의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에 실었다. 그래서 오히려 남은 사람의 가슴 아픈 사랑이 햇살 좋은 날과 대비되며 더욱 시리게 느껴진다.
김진표 – 로맨틱 겨울 (공동 작사, 공동 작곡)
1995년 패닉으로 데뷔해 래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했고 프로그램 Show me the money에서 안정적인 진행력과 독보적인 음색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프로 레이싱 선수로서의 수상, 그리고 국내 프로 레이싱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서도 활동 중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김진표가 2009년 발표했던 곡으로 25인조의 오케스트라가 함께해 더욱 웅장하고 풍성한 선율을 선보인다. 여기에 SG 워너비 김진호가 애절한 보이스로 함께 해 로맨틱한 겨울의 모습을 한눈에 그려지게끔 한다. 특히 이 노래는 김진표의 부탁에 싸이와 유건형이 의기투합해 선물해 준 곡으로 세 사람의 우정이 여실히 드러나는 곡이기도 하다.
이재훈 – 커플링 (작사, 공동 작곡)
쿨이라는 이름 대신 이재훈 본인의 이름으로 데뷔 13년 만에 처음 만든 앨범, 그래서 타이틀도 First Album이다. 이 앨범 제작에 있어 꽤 많은 아티스트들이 도움을 줬다. 타이틀곡인 커플링의 작사와 작곡에는 싸이가 직접 참여했고 피처링도 함께 했다. 헤어진 연인을 향한 자신의 후회를 담은 이야기지만 마치 귀를 간지럼 태우는 듯한 이재훈만의 달달한 보이스와 경쾌한 멜로디가 더해져 자칫 다운될 수 있는 분위기를 산뜻하게 살려준다.
제시 – 눈누난나 (공동 작사 및 프로듀싱)
대중적인 팝 멜로디가 돋보이는 트랩장르의 힙합 댄스곡으로 돌아온 제시의 신곡 눈누난나의 가사는 언뜻봐도 ‘싸이감성’이 느껴질 정도다. 누가 뭐라해도 내 갈길을 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는 이 곡은 작사 뿐만 아니라 프로듀싱에도 싸이가 참여해 흥겨움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약 3년만에 미니앨범으로 돌아온 제시의 이번 신곡에는 뮤직비디오에 이효리가 등장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눈누난나는 싸이와 이효리의 지원사격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한편, ‘눈누난나챌린지’로 불리는 SNS 해시태그 챌린지 역시 인기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글 : 공인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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