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비밀의 숲 2>에서 경찰 내 수사구조혁신단 단장이자 정보부장 ‘최빛’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배우 전혜진이 주목받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송가경’ 역 이후 약 1년 만에 <비밀의 숲 2>으로 돌아온 전혜진. 우아하고 시크한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전작과 달리 현실적이면서도 강단 있는 캐릭터로 돌아와 시청자들 사이에서 감탄과 응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선균 “프로필 잘못된 줄”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1976년생인 전혜진은 1997년 미스코리아 경남 선 출신으로, 1998년 영화 <죽이는 이야기>로 데뷔 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영화 <시인의 사랑> 등에서 활약했다. 남편 이선균은 과거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전혜진이 미스코리아였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맞다. 나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며 “동명이인 미스코리아 전혜진이 있었기 때문에 프로필이 잘못 입력된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전혜진 집에 갔더니 사진이 있었다”며 “마지못해 아버지의 권유로 나갔다가 경남 선이 됐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극단 ‘차이무’
상명대학교 영화학과를 전공한 전혜진은 한 카페에서 우연히 여균동 감독 눈에 띄어 그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죽이는 이야기>로 데뷔했다고 알려졌다. 문성근, 송강호, 문소리, 이성민 등 영화계와 대학로에서 활약하는 걸출한 배우들을 배출한 극단 ‘차이무’에서 연극 활동을 하며 ‘대학로 여신’, ‘대학로 전지현’ 등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카메라가 부담스러워 ‘배우를 그만둘까?’란 고민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7년 열애 끝 결혼,
연기와 육아 병행 쉽지 않아
전혜진은 배우 이선균과 약 7년 열애 끝에 2009년 결혼식을 올렸다. 전혜진의 팬이었던 이선균이 용기를 내 결국 사랑을 쟁취했다는 후문으로 그들의 연애 스토리는 나름 유명하다. 당시 무명 배우였던 이선균은 영화 <죽이는 이야기> 속 전혜진의 연기를 보고서 첫눈에 반했고, 그 이후 전혜진의 팬이 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다 그녀가 속해있는 극단에 들어간 친구를 따라 그녀를 만나보고 싶은 욕심에 무작정 극단 회식 자리까지 따라갔다고 한다. 하지만 촬영 호출이 와 15분 만에 자리를 떠야 했는데, 이 짧은 순간 용기를 낸 이선균이 전혜진에게 번호를 물어봤고,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전화번호를 알려줬다고 한다. 이렇게 이선균은 전혜진의 일반 팬에서 성공한 팬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결혼 전 고비도 있었다. 30대 중반, 결혼에 대한 주변의 압박과 불안감 등으로 잠시 서로 시간을 가졌던 적이 있는데, 전혜진이 한 달 반 동안 연락을 끊고 여행을 떠나고나서야 그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이선균. 그 이후 결혼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전해진다. 결혼 발표와 동시에 깜짝 임신 발표까지 마친 두 사람은 현재 슬하에 두 아들이 있다.
사진: SBS <힐링캠프>
전혜진은 이선균과 결혼한 이후 남편 내조와 육아에 올인하면서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다 2013년 활동 중단 4년 만에 영화 <더 테러 라이브>으로 스크린에 복귀하면서 배우 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눈에 밟혀 연기와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이에 전혜진은 밤샘 촬영이 많고 현장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드라마보다 비교적 시간 조정이 가능한 영화 위주로 작품을 선택했다. 영화 <인간 중독>, <허삼관>, <사도> 등에 출연하며 주로 조연으로 스크린에서 활약했다. 특히 2015년 영화 <사도>에서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역을 맡아, 36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러나 막상 전혜진은 집안일과 영화 양쪽에 모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이 작품이 마지막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고.
한편 전혜진과 이선균 모두 칸의 레드카펫을 밟아 ‘칸으로 간 부부’라는 수식어도 갖고 있다. 칸에 먼저 입성한 사람은 전혜진이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면서 2017년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선균은 영화 <기생충>으로 지난 해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전혜진은 이선균과 칸 영화제에 동행하고 싶었으나 ‘이선균이 자꾸 일정을 숨겼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경찰 역할만 5번!
강인한 카리스마가 압권
전혜진은 2007년 방영됐던 드라마 <로맨스 헌터> 출연 이후 11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 <미스티>에서 순수하지만 남편의 과거를 알게 된 후 선과 악의 경계에 서게 되는 ‘서은주’ 역을 맡으면서 당시 주인공 김남주와 함께 내공 꽉 찬 연기력을 자랑했다. 이후 2019년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우아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포털 대표이사 ‘송가경’ 역을 맡아 임수정, 이다희와 훌륭한 케미를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 냈다.
사진 : 영화<희생부활자>,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더 테러 라이브>, <뺑반>
특유의 강인한 분위기가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경찰 역할만 5번을 했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 경찰청 직속 대테러 팀장 역을 맡은 이후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는 경찰청 팀장, <희생부활자>에서는 엘리트 경찰, <뺑반>에서는 평소에는 인간미 넘치지만 사건에 돌입하면 집중하는 개성 넘치는 임신한 경찰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 호평을 받았다.
사진 : tvN <비밀의 숲2>
5번째 경찰 역할은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비밀의 숲2>에서 경찰청 정보국 부장 ‘최빛’ 역이다.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더불어 귀에 딱딱 꽂히는 발성과 발음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전혜진은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제안을 받고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는 깜짝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시즌1이 너무 좋은 평가를 받아서 부담감이 정말 컸고, 제가 그동안 경찰 역을 정말 많이 해서 뭔가 한정적인 연기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런데 다시 ‘비밀의 숲’을 봤는데, 보는 순간 또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고백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전혜진
과거 인터뷰에서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고 고백한 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영화 <사도> 촬영 후에 ‘촬영 현장을 그리워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 후 조금 더 용기를 갖게 됐다’고 한다. “아직 여성 주연작은 한정적”이라는 그의 인터뷰처럼 앞으로도 한국 영화계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배우로 계속 남아주길 바란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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