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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한 꽃배달은 No! 재활용 상품 피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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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소중한 사람이 특별한 날을 맞이하면 종종 꽃을 선물한다. 기념일이나 생일, 승진이나 개업, 취업이나 졸업을 할 때 축하의 의미로 꽃을 선물한다. 혹은 상을 당했을 때 위로의 의미로 꽃을 전달하기도 한다. 실용적인 선물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 그 어떤 선물보다 고맙게 느껴질 때가 있다. 화환을 준다는 것은 소중한 사람에게 축하의 의미와 위로의 의미를 전달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다만 막상 선물하려고 보면 천차만별인 꽃값에 무슨 화환을 어떻게 골라야 할지 막막하다. 축하화환이나 근조화환을 구매할 때 똑똑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축하화환과 근조화환의 차이는?

 

화환은 보통 축하화환과 근조화환으로 나뉜다. 두 화환의 차이점은 세워두는 시간에 있다. 근조화환은 발인 때까지 며칠씩 세워두기 때문에 겨울철이 아니면 재활용할 수 있는 화환이 많지 않은 편이다. 반면 축하화환은 결혼식장 한 곳에서 30분에서 1시간가량 세워두기 때문에 그만큼 다시 쓸 수 있는 상태의 꽃이 많이 남는다. 그래서 재사용 화환 유통은 결혼식장과 수거업체, 재사용 화환 제작 업체 간의 암묵적인 거래로 이뤄져왔다. 결혼식장에서 약간의 대가를 받고, 일부 수거업체에 사용한 화환을 넘겨주면 수거업체는 이를 다시 재사용 화환 제작 업체에 판매하는 식이다.

 

 

아직 싱싱한 꽃이 많은 수거된 화환은 또 다른 두세 개 화환에서 선별한 쓸만한 꽃들을 다시 꽂아서 새 화환으로 탈바꿈되는 방식으로, 화환을 재활용하는 사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18년 MBC에서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한 대학 연구팀에서 연구한 결과, 근조화환은 평균 1.5번, 결혼화환은 4번씩 재사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재활용된 꽃은 새 꽃들에 비해 이파리들 색이 다르고, 꽃송이가 오므라든 상태나 잎이 붙어있는 힘에서도 차이가 난다. 그런데 이런 꽃들이 화환에 여러 송이씩 함께 꽂혀있으면 일반 소비자 눈에는 잘 띄지 않아 새 화환이라고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재사용한 화환, 재사용 표시된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앞으로 꽃을 재사용한 화환을 판매할 때는 반드시 ‘재사용’ 표시를 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올해 8월 21일부터 시행했다. 생화를 재사용한 화환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제작, 진열할 경우 판매자·상호 정보, 전화번호가 적힌 재사용 정보를 화환 앞면에 푯말이나 리본·스티커를 통해 표시해야 한다.

 

 

온라인몰에서 재사용 화환을 팔 때는 제품명이나 가격 정보 옆에 재사용 정보를 밝혀야 한다. 이를 어길 시 1회 300만 원, 2회 600만 원, 3회 이상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재사용 화환 표시 단속 업무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맡는다. 한편, 조화(造花) 화환 증가 등 부작용 방지와 단속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3단 화환 소매가격은 얼마?

 

그렇다면 시중에 판매되는 화환의 가격은 보통 얼마일까? 생화 위주로 제작한 3단 화환(2m 30㎝)의 제작 원가는 8만 원가량, 소매가격은 10만 원 정도라고 알려졌다. 제작원가 중 가장 높은 가격이 책정되는 꽃은 국화과의 ‘거베라’로, 색이 선명하여 축하화환에 많이 사용된다. 거베라는 3단 화환 하나에 보통 60~65송이가 쓰이는데, 성수기 기준으로 거베라 평균 도매가격은 10송이 한 단당 대략 7,000원으로, 약 42,000원 정도가 들어가는 셈이다.

 

 

이 밖에도 꽃 주변 배경을 채워주는 청지목을 포함, 가을에는 소국, 겨울에는 금어초가 추가되는데, 각각 3,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자재로는 화환대, 리본, 플로럴폼, 백합 조화 등이 있고, 각각 약 3,000원 정도가 책정된다. 여기에 인건비와 배송료 등을 합하면 화환 한 개 제작에 대략 8만 원 중후반대의 가격이 나온다. 제작 원가 자체가 8만 원대이기 때문에 각종 할인 행사로 화환을 6~7만 원에 판매한다면 재활용 꽃을 사용했는지 의심해 볼 수 있다.

 

 

‘재사용 화환’ 표시,
싱싱한 꽃이라 믿을 수 있지만…

 

싱싱한 꽃을 선물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꽃 도매시장에 가서 직접 꽃을 고르고 화환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거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방법이다. 다행히 최근 ‘재사용 화환’ 표시가 의무화된 만큼 재사용된 화환인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현저히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있다. 화환 수거업체가 활동을 줄이면서 화환 처리가 어려워지자 화환을 아예 들이지 않겠다는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이 늘고 있는 것이다. 보다 실질적인 화훼산업 발전대책이 나와 생산지와 소비지의 꽃 가격차를 줄여 생활 속 꽃 소비가 늘어나길 바란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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