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빼놓는다면 과연 2020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팬데믹과 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등 수많은 용어들을 유행시킨 코로나19는 과거에 존재했던 수많은 종류를 포함해 전염병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팬데믹’이란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 말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의 최고 경고 등급이다. 이러한 전염병의 유행은 과거에도 있었으며 미래에도 인류를 습격할 것이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인류 역사상 끔찍했던 전염병은 어떤 것들이 존재했었는지 알아보자.
천연두
전염력이 매우 강력한 질병으로 치사율이 무려 30%에 달했다. 18세기 유럽에서는 천연두로 인해 매년 40만 명 정도가 사망했으며 그중 1/3은 실명에 이르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20세기에는 약 5억 명 정도가 천연두로 사망했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천연두의 초기 증상은 발열과 구토이며 얼굴 부위를 중심으로 염증과 물집, 딱지가 차례로 생긴다. 딱지가 떨어지고 나서도 흉터를 남긴다. 백신은 1798년 영국인 의사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됐다.
홍역
천연두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전염성을 가지고 있는 질병으로 주로 공기를 통해 감염이 된다. 주로 1~6세 사이의 어린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질병이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는 2차까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의무다. 한 번 걸린 후 회복이 되면 평생 면역을 가지게 되므로 재발병하지 않는다. 감염 시 증상은 발열과 콧물, 결막염과 홍반성 반점 등이 있다. 초기에는 감기와 같은 증상을 보이다가 이후 갑작스러운 고열과 함께 몸 전체에 좁쌀 같은 붉은 반점이 생긴다.
흑사병
페스트라고 불리는 이 질병은 세계적인 전염병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병이다. 흑사병으로 인해 중세 시대 유럽 인구의 1/3에서 절반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중세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이 질병은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으로 짧게는 이틀인 잠복기를 지나면 발열과 근육통 등을 동반하며 림프선이 붓게 된다. 유형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며 가장 높은 치사율의 폐렴형 흑사병은 혈관이 응고되고 피부가 괴사하는 증상을 보인다.
콜레라
19세기에 지구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콜레라는 1817년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후 크게 6차례 정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수백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 원인은 콜레라균에 의한 감염이며, 급성 설사와 함께 심각한 탈수 증상이 나타나 이로 인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병이다. 균에 의해 오염된 물이나 음식, 환자의 배설물 등을 통해 전파되며 열이나 두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다른 전염병과 달리 설사가 주요 증상으로 흰 쌀뜨물 같은 설사가 계속 나온다고 한다.
말라리아
현재도 세계적으로 말라리아 감염 환자 수가 2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전염병 중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어 완전히 퇴치되지 못한 질병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대부분 지역을 비롯해 남아메리카와 인도 등에 분포돼 있으며 동남아 국가를 방문할 때도 유의해야 한다. 감염 원인은 말라리아 원충이며 모기의 타액을 통해 포자의 형태로 인간의 몸속에 들어간 말라리아 원충은 간세포 속으로 들어가 성장한다. 감염 시 규칙적인 발열 증상과 근육통, 두통 등이 나타난다.
결핵
결핵 또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 결핵 환자는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결핵 환자들이 있다. 공기로 인해 감염되는 결핵은 체내에 결핵균이 들어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결핵 환자의 균이 들어있는 공기를 흡입했을 때 발병된다. 대부분 폐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폐병이라고도 불리지만 폐 이외의 장기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감염 시 주된 증상은 가래가 끓고 기침이 나는 것으로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스페인 독감
이름만 보면 스페인에서 발원한 질병처럼 보이지만 1918년 미국 시카고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스페인 언론에서 이 질병을 집중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18년 이후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5,000만 명 가까이 되는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불린다. 한국에서도 ‘무오년 독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크게 유행했는데 당시 전국민의 50% 가까이 감염됐었다고 하니 그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갈 것이다.
사스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의 줄임말인 사스는 2002년 겨울 중국에서 발병이 시작돼 수개월 만에 홍콩과 싱가포르 등을 거쳐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신종 전염병이다. 1급 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는 호흡기 계통의 질환으로 감염이 되면 고열과 함께 기침을 동반하며 숨을 쉬는 것이 힘들어진다. 원인이 되는 병원체는 사스-코로나 바이러스균으로 심할 경우에는 폐렴으로 발전된다. 중국에서 발생된 이후 수개월 만에 세계적으로 확산된 만큼 높은 전염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치사율은 11%에 달했다.
장티푸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었던 질병으로 현재도 연간 1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생긴다고 한다. 살모넬라 타이피균이 원인으로 이 세균이 장을 통해 몸속으로 침투하면 일주일 이상의 잠복기를 거친 후 오한과 고열,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열이 계속해서 높아진다. 주로 감염자의 배설물로 인해 감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했을 경우 전염되기 때문에 장티푸스가 유행하고 있는 지역을 방문한다면 특히 물과 음식의 위생 상태에 신경을 써야 한다.
코로나19
2019년 12월 중국 우한 지역에서 처음 발생된 질병으로 사스 때와는 다른 유형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 감염자의 비말을 통해 전파되며 호흡기를 비롯해 눈 또는 코의 점막으로 감염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감염 후 짧게는 이틀부터 길게는 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치면 발열 및 구토, 호흡 곤란,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무증상 감염자도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창궐하자 WHO는 3월 11일 사상 세 번째로 팬데믹을 선포했다.
글 : 정해린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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