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기도 힘든 세상이 됐다. 특히 비싼 물가로 인해 데이트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많은 커플이 데이트 비용에 부담을 느껴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곤 하는데, 그렇게 등장한 것이 바로 데이트 통장이다. 데이트 통장은 일정 금액을 하나의 통장에 모아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20대 초반 A씨도 남자친구와 데이트 통장을 활용 중인데, 이 때문에 고민이 있다며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현재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A씨는 세 살 많은 직장인 남자친구와 2년째 열애 중이라고 밝혔다. 남자친구는 1년 전 직장인이 됐으나 학생 때부터 사용한 데이트 통장을 계속 유지하며 데이트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A씨 주변에는 보통 남자가 먼저 데이트 통장을 만들자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A씨는 자기가 먼저 데이트 통장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 배경은 남자친구의 태도 때문이었다고 한다.
A씨는 친구나 지인을 만날 때도 상대방이 부담스럽지 않게 “오늘은 내가 낼게!”라고 말하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같이 밥을 먹고 계산대에 서면 늘 머뭇거리면서 카드를 최대한 느리게 꺼내, 누가 봐도 억지로 돈을 계산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털어놨다. 돈을 내고 안 내고의 문제가 아닌, 매번 계산대에서 머뭇거리는 남자친구의 태도가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고.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매번 데이트 비용을 냈더니 A씨가 훨씬 더 많이 내는 상황에 이르러, 결국 먼저 데이트 통장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렇게 둘 다 학생 때부터 사용해온 데이트 통장은 처음부터 1:1로 넣었고, 남자친구가 직장인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1:1로 넣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트 통장 외에도 돈 문제는 계속됐다. A씨는 기념일, 생일마다 선물을 챙겨줬고, 남자친구도 챙겨준다고 한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A씨보다 늘 저렴한 선물을 해준다고 털어놨다. 물론 서로가 무엇을 챙기는지 모르니까 같은 가치의 선물을 준비할 수는 없겠지만, A씨라면 밥이라도 한 끼 더 샀을 것 같은데 남자친구는 철저히 데이트 통장에 있는 돈으로 밥값을 계산했다고 한다. 남자친구의 집안 사정이 어려워 부모님께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나치게 씀씀이가 다르다 보니 데이트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어느 날 둘이 함께한 술자리에서 용기를 내 고민을 얘기했더니 남자친구는 ‘사랑은 돈보다 마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남자친구가 직장인이 되고 나서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됐다는 A씨. 한 사람은 상대방을 만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가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멀리 와준 사람에게 자기 돈으로 밥 한 끼 사주는 게 예의인 것 같아 가끔 밥을 사줬지만, 남자친구는 매번 데이트 통장으로 계산했다고 한다. 남자친구가 첫 월급을 받은 것도 남자친구 폰 화면에 뜬 친구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우연히 보고 알았다는 A씨. 친구들한테는 ‘취업턱’이라며 밥을 사주면서 자격증 시험 준비 기간 동안 뒷바라지해준 A씨에게는 아무 말도 없었던 게 너무 서운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시험에 합격했을 때 축하한다며 꽃과 케이크까지 준비했는데도 남자친구는 큰 감흥이 없어 보였다고 한다. A씨는 큰 선물이 아니라 남자친구 말대로 진실된 마음을 받고 싶다고 전했다.
사실 연애 초반에 남자친구를 위해 아낌없이 돈을 썼는데, 그가 점점 이를 당연시 여기고 매번 돈에 예민하게 굴어서 힘들다고 호소했다. 속 좁아 보일까 봐 끙끙 앓다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때뿐, 다시 철저하게 계산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착하고 이해심 많은 남자인데, 돈 문제에 있어서는 너무 계산적이라는 남자친구. A씨는 연인 간 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연애 고수의 조언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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