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양한 법들이 국회를 통해 발의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 역시 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실 ‘법’이라는 건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지켜야 할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서 우리를 보호해주는 제도다. 또한 법을 위반하게 되면 그에 맞게 여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법을 잘 지키려면 무엇보다 법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러나 법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방대한 양의 법을 모두 다 알기는 힘들다. 사람을 해치거나 물건을 훔치는 것처럼 누구나 아는 범죄 행위는 일반 사람이라면 당연히 피하겠지만, 어떤 행위는 의외로 불법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금부터 많은 사람들이 불법인지 잘 모르고 하는 행동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빗길 자동차 물벼락
비 오는 날이면 도로에 물이 고이게 된다. 많은 차량이 물웅덩이를 지나가면서 간혹 보행자에게 흙탕물을 튀기는 경우가 있다. 만약 차량 주행으로 도로에 고인 물이 튀어 보행자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되고 보행자에게 세탁비를 물어줘야 한다.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 1호에 의하면, ‘물이 고인 곳을 운행할 때에는 고인 물을 튀게 하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할 것’과 이를 위반하면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조항이 있다.
안마 시술소
안마는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혈액순환 개선, 피부 미용 등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 때문에 잦은 야근으로 피곤한 직장인부터 육아로 지친 주부, 장시간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높은 선호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에게만 허락된 업종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의료법 제82조에 따르면, 안마사 자격증은 시각장애인만 취득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없이 안마시술소를 개설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도를 아십니까?” 강압 전도 행위
길거리에서 “영혼이 맑아 보인다”라거나 “인상이 좋다”고 말을 걸면서 포교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행동은 불법일까? 우리나라 헌법 제20조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종교 단체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행동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 하지만 싫다는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했는데도 계속 따라오면서 단체에 가입하라고 강요하는 경우에는 경범죄 위반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의 형에 처할 수 있다.
문신 or 타투 노출
한때 조직폭력배의 상징이었던 문신은 이제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귀여운 그림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문구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이처럼 자기표현의 한 방식으로 상당히 대중화된 문신이지만, 공공장소에서 문신을 드러내 혐오감을 주면 처벌받을 수 있다. 현행 경범죄처벌법 제3조 19항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고의로 험악한 문신을 노출시켜 타인에게 불쾌감과 혐오감을 줄 경우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알바 감시 CCTV
CCTV를 본연의 용도인 범죄 예방이나 화재 예방의 이유가 아닌 알바생들의 근무 태도를 감시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경우 해당 점주는 처벌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에 따르면,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추는 자 또는 녹음 기능을 사용한 자에 대해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매길 수 있다. 이는 사생활의 자유와 통신의 비밀이라는 기본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장난전화
매년 4월 1일 만우절에는 가벼운 거짓말로 장난을 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장난이 과할 경우 형사 처벌은 물론 손해 배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만우절을 핑계로 경찰서나 소방서에 장난전화를 걸 경우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공무집행 방해죄(형법 제136조 1항)에 해당하는데, 이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방기본법에서도 거짓 신고를 할 경우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야외 테이블
가마솥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는 주요 식당이나 술집들이 차가 통행하는 도로와 사람이 보행하는 인도에 간이 테이블이나 파라솔 등을 무단으로 설치하여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엄연히 불법 행위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지자체에 허가받지 않고 무단으로 인도와 차도에 테이블을 설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개인 토지를 침범했을 경우에도 건축물관리법에 의해 처벌받는다.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음주 행위
퇴근 후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캔. 상상만 해도 피곤함이 싹 사라질 정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편의점 앞 야외 테이블에서의 음주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식품위생법에 의하면 편의점은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되므로 컵라면이나 냉동식품 등 간편조리 음식만 섭취할 수 있고 음주는 불가능하다. 만약 야외 테이블이나 파라솔을 설치하여 음주를 하면 ‘도로교통법’과 ‘건축물관리법’에 의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디퓨저 혹은 향초 제작하여 선물(판매)
인증을 받지 않은 향초와 디퓨저를 친한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도 불법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향초와 디퓨저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안전 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분류된다. 향초를 증여하거나 판매하려면 3년마다 검사기관에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하고 환경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살생물제법 제56조에 따라 7년 이하 징역이나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공무원 도움 요청 무시
동네 이웃집에서 불이 났다. 바람이 많이 불다 보니 불길이 생각보다 쉽게 안 잡히는 상황. 이때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요청을 거절한 채 불구경을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경범죄 처벌법 중에는 ‘공무원 원조 불응’이라는 항목이 있다. 재해, 화재, 교통사고, 범죄 등 현장에서 공무원의 도움에 응하지 않는 경우 1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단, 경범죄 벌금 또는 처벌은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500만 원까지도 선고받을 수 있어 쉽게 보면 안 된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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