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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 하고 자본에 투자하는 2030세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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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바라보는 인식과 가족에 대한 개념이 변화되고 있다. 스스로 ‘비혼’, ‘비출산’을 선언하는 비혼족, 딩크족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전통적인 가족관 또한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조혼인율은 2019년 기준 4.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1 이하로 떨어진 합계출산율은 2008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제는 대가족보다는 핵가족화를, 혼인과 출산보다는 비출산을 외치는 탈가족, 탈혼인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이다.

 

결혼, 출산 안 한다는 2030세대

2030세대 2명 중 1명은
결혼 의향 없다,
자녀 키우기에 소득이 적어서

 

세계일보에 따르면,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4세 미혼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결혼과 결혼식 관련 인식 조사를 시행했다. 설문 결과, 결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결혼을 늦게 하는 ‘비혼’, 하지 않는 ‘만혼’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결혼식의 형식을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스몰 웨딩’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태도와 인식이 점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미혼 남녀 중 18.1%만이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2017년의 조사보다 더 줄어든 것(17년 20.3% → 20년 18.1%)이다.

 

 

비혼, 비출산이 증가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2030세대의 고용 불안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감 및 걱정 등이 꼽힌다. 청년층의 소득에 비해 붙잡을 새 없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집값, 자녀 양육 비용 등을 감안하면 결혼, 출산을 할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는 것이다.

 

 

빚내서 집, 주식 투자

마이너스 통장 40%
2030이 썼다

 

집값 상승, 고용 불안, 취업난 등이 이어지는 사회 불안 속에 비혼, 비출산을 선언하는 2030세대들은 경제적 자립과 안정을 위한 자산 증식 방법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경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마이너스 통장’의 전체 사용액에서 20대, 30대 차주가 차지하는 비율이 3년 만에 40%를 넘어섰다. 이는 2030세대가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돈을 끌어 쓴 돈이 4조 7,000억 원에 육박하면서부터다. 최근 몇 년간 주식시장, 주택시장이 달아오르자 불안감을 느낀 젊은 층이 ‘영끌’을 통한 ‘빚투’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왜 이런 사회 풍조가 생겼을까?

노동으로는 집 못 산다,
자본에 투자하기 시작

 

윗세대처럼 자본 축적이 쉽지 않은 2030세대는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는 가파르게 솟구치는 집값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 증식 수단이 되는 내 집 마련, 주식 투자 등 이른바 ‘영끌’을 통한 투자에 사력을 다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오래갈수록, 소득과 자산이 윗세대보다 적은 청년세대로서는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고 경제적 안정을 위한 자본 마련 방법인 투자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끝에 취직했으나
일의 허무함을 느끼다

 

경기불황을 뚫고 치열한 경쟁 끝에 취직했으나 일의 허무감을 느끼고 자발, 비자발적으로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비경제활동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탈노동’을 마주하는 젊은 층이 많아질수록 비혼, 비출산, 탈가족 현상도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요즘처럼 2030세대가 살기 팍팍한 시대일수록 가정을 꾸리는 것보다는 당장의 생존과 자립이 선순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혼, 탈혼, 탈가족 현상, 자본 증식을 위한 2030의 투자 선호 현상의 원인은 ‘미이즘(Meism)’으로 대표되는 자기중심적 사고의 경향도 있다. 청년층 앞에 휘몰아친 경제 불황, 고용 불안은 결혼과 가족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사회적 관념을 부추기고 있다. 가족과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삶에 더 관심을 두고자 하는 2030세대들은 경제적 자립, 개인의 안정과 여유를 위해 자산증식에 더 힘 쏟고 있다. 이는 결혼의 유효성이 낮아졌다기보다는, 사회 불안으로 인한 현실이 청년층의 결혼을 초라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상황은 더 암담해졌고 앞으로도 2030 밀레니얼들의 불안한 마음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라는 말에 더 이상 죄책감이 들지 않도록, 밀레니얼들은 경제적 안정과 생존을 위한 자산 증식, 부를 둘러싼 게임에서 저마다의 이겨낼 방도를 찾아낼 것으로 보인다. 

글 : 김태연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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