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 있는 시간 동안 무거운 머리를 받쳐주는 베개는 숙면의 필수 요소 중 하나다. 늘 베던 베개가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해 여행을 갈 때도 베개를 들고 가는 사람도 있고, 베개가 맞지 않아 잠을 푹 자지 못한다며 수십 차례 베개를 바꾸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베개를 잘못 베고 잤다가는 오래 자도 개운치 않은 것은 물론, 심한 경우 목과 어깨 근육이 뭉쳐 며칠이나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꿀잠을 잘 수 있는,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적당한 베개 높이는 어느 정도일까?
목이 C커브를 유지하도록
베개를 베고 누웠을 때 베개가 너무 높으면 턱이 가슴 쪽을 향해 내려오게 되고, 반대로 베개가 너무 낮거나 가로폭이 좁을 경우에는 정수리가 바닥으로 향하며 턱은 하늘로 치켜 올라가게 된다. 베개를 아예 베지 않고 잘 경우, 자연스럽게 C자를 그려야 하는 목을 받쳐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 목의 긴장이 풀어지지 않게 된다. 베개를 베고 누웠을 때 목이 C커브를 그리면서도 근육에 긴장이 생기지 않는 높이가 좋다.
바로 누워 자는 경우
사람마다 잘 때 자주 취하는, 편안하게 느끼는 자세가 각기 다르다. 이 때문에 자신이 주로 어떤 자세로 자는지를 생각해보고 그에 맞춰 베개를 고르는 것이 좋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워서 자는 습관이 있는 경우라면, 높은 베개보다는 목이 C커브를 그리는 정도, 보통 머리와 목의 높이가 바닥에서 6~8㎝ 정도가 되는 베개가 좋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
옆으로 눕는 자세를 취하게 되면 어깨가 땅에 닿고, 목이 그 위에 위치하게 되므로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울 때에 비해 더 높은 베개가 필요하게 된다. 너무 낮은 베개를 사용할 경우 목이 아래로 심하게 꺾인 자세를 유지하게 되어 근육이 긴장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약 10~15㎝ 정도의 높이를 가진 베개를 선택하면 된다. 또한 목뼈와 허리뼈가 일직선 상태를 유지하게끔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너무 높은 베개를 사용하면?
만약 지나치게 높은 베개를 사용할 경우 목과 허리가 굽어지게 되고, 척추 사이 공간이 좁아지면서 척추 신경이 자극받게 된다. 또한 베개가 높아지면 호흡이 빨라지고 맥박이 높아지며, 체내 산소 포화도가 낮아져 혈관이 두꺼워지고 혈압이 상승해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기도가 좁아져 수면 무호흡증이 악화되기 쉽고, 호흡 곤란이나 코골이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너무 낮은 베개를 사용하면?
옆으로 누워서 자면서 너무 낮은 베개를 사용할 경우, 눈높이가 척추 중심보다 낮아져 안압이 상승하게 되며 녹내장에 더욱 쉽게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목과 어깨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하지만 만약 현재 사용하는 베개로 인해 머리 뒤쪽이 저리거나 혈압이 오를 경우에는 좀 더 낮은 베개로 교체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기능성 베개
경추 베개
일반 베개가 평평한 네모 모양인 데 비해, 경추 베개는 경추 부분이 좀 더 도톰하게 되어있어 경추를 지지하며 목이 자연스럽게 C커브를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베개다. 특히 컴퓨터,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현대인들 가운데는 일자목, 거북목으로 인해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추 베개를 사용하면서 이러한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봤다는 후기가 상당히 많다.
라텍스 베개
라텍스는 탄성력, 복원력이 탁월한 소재로 압력을 적절히 분산하고 지지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수많은 에어 홀이 있어 머리의 열을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주며 자다가 뒤척이며 엎드려 자더라도 일반 베개에 비해 좀 더 편안하게 숨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오래 사용할 경우 경화 현상이 서서히 발생하며, 이를 발견했다면 새로운 베개로 교체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메모리폼 베개
폴리우레탄 성분으로 만들어진 메모리폼은 열과 압력에 극도로 민감한 소재이므로 체압 분산 기능이 뛰어나다. 또한 밀도는 높지만 탄성은 낮기 때문에 강한 충격도 흡수해주며 목의 부담도 줄여준다. 꽉 채워진 쫀득쫀득한 포근함이 장점이며, 목을 잘 잡아줄 수 있도록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른 자세로 수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피톤치드 베개
피톤치드 베개라면 보통 작은 사각 큐브 모양의 편백나무 알갱이가 들어있는 딱딱한 베개만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일반 솜 베개와 같은 소재에 피톤치드 코팅을 해 부드럽고 푹신한 사용감과 피톤치드 향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피톤치드는 항균력이 뛰어나며, 청정한 숲의 향기로 산림욕을 하듯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개가 없을 때, 수건으로 베개 만들기
여행이나 출장을 갔을 때, 부득이하게 마음에 드는 베개가 없다면 수건으로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수건 3장을 준비한 뒤, 2장은 겹쳐서 돌돌 말고 나머지 한 장은 따로 돌돌 말아준다. 2장을 말아 높이가 높은 수건은 목 부분을 받쳐주고, 1장만 말아 높이가 낮은 수건은 머리 쪽에 받쳐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목이 C커브를 그리게 되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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