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요리한 생선은 냄새는 물론 맛, 식감까지 뛰어나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 하지만 생선 요리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가시’를 발라내야 한다는 것. 동물의 뼈와 달리 가느다란 생선 가시는 미처 보지 못하고 먹기 쉽고, 자칫하면 목에 걸려 고생을 하게 만든다. 흰밥을 한 숟가락 꿀꺽 삼키라는 민간요법도 있지만, 정말 그렇게 해도 될지 영 못 미더운 것도 사실. 과연 생선 가시가 걸렸을 때, 어떻게 해야 빠르고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자세히 알아보자.
밥 꿀꺽 삼키기는 No!
가장 잘 알려진 민간요법인 밥 한 숟갈 꿀꺽 삼키기는 전문가들이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는 방법이다. 밥을 삼키는 과정에서 오히려 밥이 식도를 내려가며 목에 상처를 내기도 하고, 가시가 더 깊게 박히거나 드물게는 식도에 천공이 생길 수 있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귀, 대구 같은 크고 억센 가시들은 더욱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물 마시기는 OK!
밥을 꿀꺽 삼키는 대신 물을 삼키는 것이 더욱 안전한 방법이다. 특히 따뜻한 물을 마시면 식도가 부드러워지면서 가시가 저절로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따뜻한 물을 마셨는데도 가시가 여전히 빠지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 이물감이 계속해서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생선 가시를 제거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식초, 탄산음료 마시기는 No!
물 대신 식초나 탄산음료를 마신다는 이들도 있는데, 이 또한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식초나 탄산음료가 식도를 자극해 생선 가시를 더 깊게 파고들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우 작은 잔가시일 경우에는 식초나 탄산음료에 의해 가시가 부드러워져 내려갈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운이 좋을 뿐 위험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특히 큰 가시의 경우 더 통증이 심해지거나 상처가 커질 수 있으니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식초물 가글은 OK!
식초를 삼키는 것은 위험하지만, 물에 식초를 약간 넣어 희석시켜서 가글을 하는 것은 괜찮은 방법이다. 식초물의 산성 성분이 목의 생선 가시를 부드럽게 만들어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생선 가시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유자차로 가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없을 경우에는 물이나 구강청결제를 이용해 가글을 해도 괜찮다.
방치하는 것은 No!
다소 거슬리더라도 언젠가는 빠지겠지 싶어 방치하는 것도 금물이다. 식도는 음식물이 잘 내려가게 하기 위해 연동운동을 하기 때문에 가시가 박힌 채 그대로 두었다가는 점점 깊숙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큰 가시가 걸렸다면 절대로 방치하지 말고, 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응급실을 찾아 최대한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좋다.
집게로 빼는 것은 OK!
가시가 걸렸지만 깊이 걸리지 않았다면 입을 벌리고 밝은 조명으로 목을 비춰보았을 때 가시가 눈에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깨끗하게 소독된 집게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가시를 빼내면 된다. 단, 손으로 가시를 빼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들이 많기 때문에 가시를 빼는 과정에서 감염이 될 수도 있고, 도리어 가시가 더 깊이 박히는 실수를 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불빛을 비춰도 안 보일 땐 No!
만약 불빛으로 목구멍을 비춰보았는데도 가시가 보이지 않는다면, 가까운 편도가 아닌 깊숙한 인두나 더 아래쪽인 식도에 박혀있는 경우일 수 있으므로 절대 스스로 제거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비인후과나 응급실에 가면 내시경을 통해 안전하게 가시를 제거할 수 있다. 24시간 내에 병원을 찾아야 하며, 오래 방치할 경우 가시가 점점 깊이 들어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가시가 없는데 이물감이 있다면
후비루
생선 가시가 걸리지 않았는데도 목에서 계속해서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다른 질환으로 인한 이물감일 수 있다. 특히 비염 환자들의 경우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 이물질이 있는 듯한 느낌, 심한 경우 생선 가시가 걸려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가시가 없는데 이물감이 있다면
역류성 식도염
역류성 식도염은 식사를 했을 때 음식물을 내려보내 주는 식도와 위장 사이의 괄약근이 약해지면서 위장에 있어야 할 음식물과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며 생기는 질환이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경우도 목이 아리고 누르는 듯 답답한 느낌, 생선 가시가 걸린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고 꽉 막힌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시가 없는데 이물감이 있다면
인두신경증
실제로는 목에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은데도 특별한 원인 없이 자꾸만 생선 가시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는 인두신경증은 갱년기 여성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며 최근에는 젊은 여성, 남성 환자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으로 음식을 삼키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침을 삼켜도 나아지는 느낌이 들지 않으며 자주 재발한다. 다른 질환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단 및 치료받아야 한다.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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