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권오중 SNS
작품이나 예능 속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다른 연예인들이 종종 있다. 19금 코미디 이미지가 강한 배우 ‘권오중’도 그런 예시 중 하나다. 시트콤이나 코미디 영화에서 능청스럽고 철없는 역할로 자주 나왔지만,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버지로 유명한 멀티 엔터테이너 권오중.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연기, 방송 활동이 더 많았던 그의 행적과 근황을 알아보도록 한다.
배우 권오중, 데뷔는 댄서로?
‘서태지 뮤직비디오 백댄서’로
첫 출연
사진 : KBS2 <나는 남자다>
연기와 입담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알린 권오중이지만 데뷔 계기는 의외로 남다르다. 권오중은 KBS2 예능 <나는 남자다>에서 특이한 방송 출연 에피소드를 밝혔다. 배우가 꿈이었지만 집안 형편 탓에 도전하지 못했던 권오중은 클럽에서 ‘서태지와 아이들’ 열풍으로 열린 랩댄스 대회에 참가했다고 전한다. 당시 상금이 100만 원이었고, 등록금에 보태기 위해 참가했는데 1등을 거머쥐었다. 이 대회를 계기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감독이 바빠서 뮤직비디오 안무까지 직접 짜는 열정까지 보였다.
<사랑의 인사>로 배용준과 함께
안방 찾아가, 같은 연기 학원 출신
사진 : KBS 2TV <사랑의 인사>
사진 : MBC <놀러와>
권오중의 드라마 데뷔작은 <사랑의 인사>이며, 이 작품에서 주인공 김영민(배용준 분)의 친구인 엄희동 역할로 분했다. 권오중은 어릴 때부터 성룡을 좋아해 쿵후를 3단까지 익히며 액션 배우를 꿈꿨고, 드라마 데뷔를 좋은 기회로 반겼다. 함께 출연한 배용준과 연기 학원을 다니면서 절친한 사이가 되었는데, 격차가 벌어지는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괴감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멀어져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큰 인기 끌어
사진 :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권오중이 큰 인기를 얻게 된 계기는 <순풍산부인과>이다. <순풍산부인과>에서 산부인과 전문의 김찬우(김찬우 분)의 후배이자, 오소연(김소연 분)의 연인으로 출연했다. 이후 오소연은 유학길에 오르는 것으로 나오고, 간호사 허영란이 짝사랑하는 걸 의식하며 러브라인으로 발전한다. 철없는 권오중 캐릭터의 코믹한 매력과 허영란과의 러브라인으로 인해 오지명, 박영규 같은 개성 있는 캐릭터와 더불어 <순풍산부인과>의 3축 중 하나로 평가받기도 했다.
사진 : SBS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순풍산부인과>에서 보여준 코믹한 연기력 덕분에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웬그막)>에도 소방관 구조 반장으로 출연했다. 짓궂은 성격과는 달리 연애에는 숙맥인 캐릭터로 출연했으며 전작에서 허영란과의 러브라인이 강조된 것처럼, <웬그막>에서는 최윤영과의 애정 관계가 두드러졌다. <순풍산부인과>와 <웬그막>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인기를 끈 시트콤이지만, 최근 유튜브 등에서 다시 보기가 올라오며 출연자들도 재조명받고 있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시실리 2㎞> 등 독특한 코미디
영화 출연
사진: 영화 <시실리 2km>
배우 권오중의 또 다른 진면목을 확인해볼 영화로는 <시실리 2㎞>,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등이 있다. <시실리 2㎞>에서는 수백억에 이르는 조직의 다이아아몬드를 들고 도망친 석태 역할을 맡아, 5번 죽고 5번 살아나는 고난의 열연을 펼쳤다. <시실리 2㎞>는 19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긴 시간이 지났지만 컬트 영화로 마니악한 인기를 얻었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은 배우 권오중의 오랜 꿈이었던 액션 배우의 면모를 발휘한 작품이다. 신현준, 최성국과 함께 세 명의 김관장 중 하나로 분했는데 김관장 3인 중 가장 강하며 후반에 강렬한 액션신으로도 활약했다. 이 밖에도 <용의주도 미스신>, <날아라 허동구>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증명했다.
<놀러와>, <라디오스타> 등 방송출연…
19금 코미디에 금슬 부부 면모
사진 : MBC <놀러와>
배우 권오중이 특히 주목받은 예능 프로그램은 특유의 입담이 드러나는 토크이다. <놀러와>의 한 코너인 ‘트루맨쇼’에 출연, 차 안에서 애정행각을 하다 경찰서에 간 사연을 이야기하며 묘한 눈빛을 보여주어 시청자를 폭소하게 만들었다. <라디오스타>에서는 ‘오후 12시 이전에는 부부만의 편한 시간이니 방문을 자제해달라.’, ‘부부끼리 등 돌리고 자면 외박이다.’라며 부부 금슬을 과시한 19금 토크를 들려줬다.
사진 : MBC <궁민남편>
또 다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자 다섯 남편의 일탈을 그린 <궁민남편>에서는 유쾌하고 가정적인 면모를 보여 웃음과 감동 모두를 잡은 모습을 보여준다. 권오중은 프로그램에서 아들이 희귀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전 세계에 열다섯 명밖에 없는 희귀병으로 오인했지만, 다행히 그 정도로 적은 케이스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영양 상태가 중요한 자녀이기에 좋은 식단을 위해 요리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해외 로케 드라마 섭외를 거절하는 등 많은 시간을 아들과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임이 밝혀졌다.
영화 <차인표> 깜짝 출연…
새 작품은 언제쯤
최근 권오중은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특별출연 외 활동이 뜸한 편이다. 넷플릭스 공개 영화인 <차인표>에서 엔딩 크레딧에 권오중의 이름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영화 <차인표>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는 과정을 그린 코믹 영화로, 권오중은 병원에 입원한 차인표가 보는 홈쇼핑 채널에서 ‘권오중의 싱싱장어’라는 코너에 등장한다. 카메오 출연으로 봐도 재밌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이지만, 곧 안방이나 스크린에서 또 하나의 캐릭터를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글 : 박서연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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