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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끝판왕, 마이크로 아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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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먹어도 기별조차 오지 않을 것 같은 작은 쌀알 조각, 그런데 이 쌀알에 정교한 조각을 한다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예술의 세계, 특히 마이크로 아트 작품을 들여다보면 그 놀라운 정교함에 혀를 내두르게 되곤 한다. 맨눈으로는 심지어 잘 보이지도 않아 돋보기, 현미경을 대고 봐야 할 정도인데도 디테일한 묘사까지 뛰어나다. 세상은 넓고 손재주 좋은 사람은 많다더니. “손이 눈보다 정교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놀라운 마이크로 아트의 세계를 만나보자.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라 확대경을 대고 봐야 하는 이 작품은 타이완의 미니어처 조각가 천펑셴의 작품이다. 쌀알 한 개 위에 1㎜의 돼지 세 마리가 조각되어 있고, 무려 석 달이 걸려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20년 넘게 십이지간 미니어처를 조각해온 천펑셴은 해마다 작품을 더 작게 만들어오고 있으며 직경 1㎝ 원판에 ‘장기 두는 모습’을 만든 적도 있다.

 

 

연필심에 조각한 ‘왕좌의 게임’

 

연필심에 조각을 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알파벳이나 숫자를 만드는 정도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 가운데서도 성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러시아의 조각가 살라바트 피다이의 작품을 보면 차원이 다른 전문가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가문의 휘장들과 등장인물을 가느다란 연필심에 섬세하게 조각해놓았다. 작은 조각칼, 돋보기, 때론 현미경으로 작업하며 하나에 6~12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땅콩껍질, 초코볼 위의 그림

 

터키의 마이크로 아티스트인 하산 케일(Hasan Kale)은 크기는 초소형이지만 표현만큼은 웅장한 마이크로 아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땅콩껍질 위에, 아몬드 단면에, 초코볼 위에 중세 시대 성, 바다와 배 등을 그려 넣은 것도 놀라운데 배경의 구름과 바다의 물결, 날아가는 새까지 디테일한 묘사까지 놓치지 않았다. 알약, 팝콘, 메추리알, 심지어 아이폰 홈버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이 그의 캔버스가 된다.

 

 

직경 1㎝ 위에 장기 두는 사람들

 

타이완의 초소형 조각예술가 천펑셴은 장기를 두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놀라운 점은 직경 1㎝의 원형 구리 동판 위에 장기판, 장기알의 모습을 완벽한 디테일로 표현해냈다는 것. 맨눈으로는 보기도 어려울 정도지만 크게 확대해보면 장기판의 선과 장기알에 그려진 글자까지 확인할 수 있다. 천펑셴은 30년 이상 초소형 조각예술을 해온 전문가로, 주로 중국 전통문화 등의 요소를 표현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바늘구멍 안의 낙타 행렬

 

마이크로 조각가 윌라드 위건은 역사상 가장 작은 초소형 작품을 만드는 조각가다. 바늘구멍 안에 무려 9마리 낙타가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을 조각해 넣을 정도다. 그의 작품은 2마이크론으로 너무 작아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다. 초소형 다이아몬드 끌로 모래 한 알에 조각을 하며 주재료는 나일론, 거미줄, 금 등이다. 어린 시절 난독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그는 개미집을 만든 것을 계기로 초소형 조각이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열게 되었고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대영제국 멤버 훈장도 받았다.

 

 

초소형 유리로 만든 모자이크

 

손바닥 만한 액자 안에 모래알 같은 유리조각이 알알이 박혀 빛을 낸다. 영국 런던의 세계적인 장식예술 박물관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가 1775년부터 19세기까지 이탈리아에서 번성했던 예술 형태인 초소형 모자이크를 재현해냈다. 초소형 유리조각들을 하나하나 일일이 붙여 무려 석 달이 소요될 정도로 예술가의 인내와 노고가 깃든 작품이다.

 

 

나노 페인팅으로 탄생한
세계 초소형 조각상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도 작은 초소형 조각상을 만드는 영국 아티스트 존티 허위츠는 모델을 스튜디오 안에 세워놓고 200대의 카메라로 몸 전체를 캡처한 뒤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를 3D 프린팅과 다광자 석화술(Multiphoton Lithography)이라는 기술을 적용해 한 땀 한 땀 찍어낸다. 나노 페인팅이라는 기술을 통해 제작된 이 작품은 바늘구멍 위에서 한 여성이 누드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며, 눈으로는 볼 수 없기 때문에 현미경으로만 보아야 한다. 예술과 양자물리학의 결합으로 수 시간에 걸쳐 한 픽셀씩 창조했다고 전해진다.

 

 

브릭 아트 미니마이즈

 

어린 시절 누구나 가지고 놀았던 레고와 같은 브릭을 이용한 작품인데, 입구가 좁은 유리병 속에 들어있는 모습이 신기함을 자아낸다. 황병준 작가의 ‘병 속의 배’는 단 61개의 부품만으로 바람을 맞아 힘껏 당겨진 돛을 달고 항해하는 배를 표현했다. 젓가락과 핀셋을 이용해 좁은 유리병의 입구로 브릭을 하나씩 넣어 조립했으며 꼬박 일주일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인치 종이접기

 

종이접기로 만든 백설공주, 스파이더맨 등은 그 자체로도 감탄사가 나오지만 그 크기가 불과 1인치(2.54㎝)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페이퍼 아티스트인 Louise Cassidy는 종이접기로 다양한 캐릭터 미니어처 작품을 만들어 선보인다. 척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색감의 조화도 뛰어나다.

 

 

손톱보다 작은 초소형 그림

 

학창시절 책 귀퉁이에 그림을 그리다가 결국 초소형 미니어처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는 독일 기반의 아티스트 Frank Holzenburg는 샤프심 위에 발을 딛고 올라가 있는 쿵푸팬더, 성냥개비 위의 미니마우스 등 사이즈는 작지만 디테일한 묘사가 놀라운 그림들을 선보이고 있다. 바늘, 성냥개비 등과 비교해 찍지 않으면 누구도 초소형 그림이라 생각하지 못할 만큼 디테일한 묘사가 놀랍다.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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