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 때 자주 출혈이 있거나 통증이 느껴지고, 항문 가려움증이 있을 경우 항문 질환인 치핵, 치루, 치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핵, 치루, 치열은 치질을 구분하는 증상이며 항문 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치핵, 치루, 치열의 증상은 비슷비슷해 보여도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증상을 구분해서 이해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항문병의 3대장인 치핵, 치루, 치열의 차이점을 구분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치핵이란?
치핵이란 ‘항문의 덩어리’를 뜻하는 말로, 항문이나 하부 직장 정맥총이 커지고 늘어나서 덩어리를 형성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중력의 영향이나 긴장, 불규칙한 배변 습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항문 쿠션이 아래로 늘어지게 되면 병적 증상을 보이는 비정상적인 쿠션 상태를 ‘치핵’이라고 정의하게 된다. 항문에는 수많은 정맥들이 모인다. 이 부위의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에는 부풀어 오르면서 치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치핵의 대표적 증상은 배변 이후 화장지에 묻어 나오는 항문의 출혈이 있으며, 항문의 통증과 가려움증이다. 치핵은 항문의 출혈량이 점점 많아지면서 찾아오게 된다. 또한 앉아있을 때 항문 부위의 불편감이 심하고 통증이 있으며, 항문 주위에 덩어리가 만져질 수도 있다. 치핵은 내치핵, 외치핵, 혼합치핵 세 가지로 구분된다.
치열의 증상은?
치열은 항문 입구에서 항문 안쪽의 치상선에 이르는 항문관의 부위가 찢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치열은 대부분 딱딱한 변을 배변할 시에 항문관이 직접 손상을 받아서 찢어지면서 발생한다. 치열이 만성이 되는 이유로는 항문 내의 괄약근이 비정상적으로 지나치게 수축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상처가 발생한 이후로는 항문 궤양으로 발생한다.
치열의 대표적 증상은 항문이 찢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절대다수가 항문 중앙선상에, 특히 후방이 찢어진다. 남자의 약 1%나 여자의 약 10%는 전방에 위치한다. 치열의 경우 배변 시 엄청난 통증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이러한 통증이 몇 시간씩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항문의 바깥쪽이나 안쪽에 돌기가 생길 수 있고 궤양으로 이어지면 수술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치루의 증상은?
치루란 항문 주변의 만성적인 농양, 항문선 염증으로 시작해 고름이 배출되고 나면 항문선 안쪽과 항문 바깥쪽 피부 사이에 터널이 생겨 바깥쪽의 구멍을 통해서 분비물이 나오는 현상을 가리킨다. 대부분 항문 주변 농양과 항문선 염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며 진행되고, 외상이나 치열, 방선균증, 장염, 암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루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항문 주변의 응어리, 부종이 나타나고 동시에 항문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치루의 경우 발열과 오한,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배변 시 곤란함과 함께 걷기가 힘들어지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치루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초기에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비데를 사용하면 치핵, 치루, 치열
예방에 좋을까?
치핵, 치루, 치열 등 항문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비데를 사용하여 항문을 깨끗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항문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온수로 좌욕을 하는 것이 권장되기 때문에 비슷한 효과로 비데를 사용해도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비데는 항문 부위에 물을 분사해서 배변 후 항문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비데의 기능이 좌욕의 효과와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비데를 고온이나 고수압으로 설정해서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예민하고 연약한 부위인 항문 주변에 화상을 입거나 항문 부위에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 직장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등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비데를 사용할 때에는 가급적 수압과 온도를 적절하게 맞춰 조절해야 한다.
방치했던 항문 질환, 알고 보니
대장암의 신호일 수 있다?
치핵, 치열, 치루는 생활 습관을 관리하고 수술을 하면 호전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항문 질환으로 알고 있었던 항문과 관련된 여러 가지 통증이나 증상이 대장암의 신호일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대장암의 증상 역시 치핵, 치열, 치루의 대표적 증상인 혈변이기 때문이다. 배변 시 휴지에 출혈이 묻어나기도 하는 증상이 있다.
항문 출혈이 있을 경우 치질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출혈량이 많다면 대장항문 전문의를 통해 진료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핵, 치루, 치열이 반드시 대장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치질의 주된 증상 역시 배변 시의 불편감, 출혈이기 때문에 반드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대장암의 경우 배변을 볼 때 외에도 피가 나는 경우가 있다. 또 체중 감소가 있으면 암에 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글 : 김태연 press@daily.co.kr
공감 뉴스 © 데일리라이프 & Dail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