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솔로 생활 끝에 가뭄의 단비 같은 소개팅이 들어오면 대부분 설레고 흥분된 마음으로 손꼽아 소개팅 날을 기다린다. 과연 어떤 사람이 나올지, 식사는 어디서 해야 할지, 무슨 이야기를 할지 머릿속도 분주해지고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과감히 트렌디한 디자인의 옷을 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이러한 수많은 노력들보다, 몹시 사소해 간과하고 있었던 단 한 가지 요인이 소개팅을 완전히 망쳐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소개팅 실패의 빌미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확인해 제거하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소개팅 하루 전 날, 과연 무엇을 체크해야 할까?
코털 확인
평소엔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코털이 의외로 소개팅을 망치는 최악의 복병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아무리 멋지게 차려입고 화려한 말솜씨를 뽐내더라도, 코에 삐져나와 있는 코털 한 가닥을 발견하는 순간 그녀는 아무것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이 오직 그것만 신경 쓰게 될 것이다. 열 일 제쳐놓고라도 소개팅 전날 코털만큼은 꼭 점검하고 나가야 한다.
손톱 확인
그 사람의 위생 관념이 궁금하다면 손톱을 보라는 말이 있다. 깎은 지 한참 되어 보이는 길게 자란 손톱은 불결한 인상을 주기 마련이다. 꼭 소개팅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손톱은 항상 짧게 깎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위생상 바람직하다. 코털만큼이나 호감도를 급하락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이니 반드시 전날 한 번 더 깎고 나가자.
데오도란트
사람마다 타고나는 체취가 있다. 하지만 굳이 나의 진한 체취를 첫 만남부터 어필할 필요는 없다. 겨드랑이 땀 냄새를 가려주는 데오도란트를 구입해 사용한다면 혹시나 내 체취가 그녀에게 과도하게 전해지지 않을지 염려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안심이 될 것이다. 땀이 지나치게 많은 체질이라면 드리클로와 같이 다한증에 사용하는 약을 전날 미리 겨드랑이에 발라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씻어내면 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신발 확인
첫 만남이니 비싸고 멋진 신발을 준비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무리 멋진 신발도 굽이 지나치게 닳거나 낡고 더러운 상태라면 빛을 발할 수 없다. 신발의 상태가 지나치게 더럽지는 않은지, 적어도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다는 느낌이 드는지 미리 확인해본다면 문득 그녀의 시선이 내 발에 머물렀을 때 부끄러움에 얼굴이 붉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셔츠 손목 확인
소개팅을 나갈 때 단정한 인상을 주기 위해 셔츠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다가 까맣게 때가 탄 소매 부분이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 셔츠 소매 안쪽 부분은 신경 써서 세탁하지 않으면 점점 찌든 때가 쌓이기 마련인 곳이다. 전날 미리 체크해 셔츠 손목 안쪽이 더럽다면 적어도 소매를 걷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도 해두고 나가는 편이 낫다.
가글 준비
소개팅 당일 물론 열심히 양치질을 하고 나가겠지만, 서로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부득이하게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가글을 미리 준비해 챙겨 가면 식사 후 잠시 화장실에서 몇 초 헹구는 것만으로도 입 냄새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 가글할 때 덤으로 치아에 고춧가루가 껴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한다면 더욱 좋다.
장소 리스트업
소개팅 상대를 만나면 대부분 “어디 가고 싶어요? 뭐 먹고 싶어요?”라고 묻기 마련이다. 이때 상대방이 확실한 의견을 준다면 좋겠지만, 다소 우유부단한 스타일이라면 서로 정처 없이 거리를 헤매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만나는 장소 근처의 각기 다른 콘셉트의 식당 두세 개를 미리 알아둔 뒤 그중 고르라고 말하면 상대방도 훨씬 편안하게 선택할 수 있고, 미리 준비해 온 성의에 감동해 호감도가 한층 쑥 올라갈 수 있다.
대화 주제 준비
처음 만나는 사람과 어떤 대화를 하면 좋을까. 아무 생각 없이 나가는 경우 대화의 갈피를 잡지 못해 횡설수설하다가 분위기를 망치기 쉽다. 적어도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라도, 혹은 내 지식을 어필할 수 있는 주제라도 한두 개 준비해 간다면 침묵이 길어져 어색해지는 일은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정성껏 듣고 반응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담배 금지
담배를 평소 많이 피우는 사람들은 평소보다 흡연 텀이 길어질 경우 초조해하고 안절부절해한다. 하지만 굳이 첫 만남부터 잠깐 담배 좀 피우고 오겠다며 자리를 비우는 것은 예의가 아닐 것이다. 담배 냄새에 찌든 옷을 입고 나가 상대방이 숨조차 쉬기 힘들게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소개팅 날 입을 옷에는 담배 냄새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서 따로 보관해두고, 당일에도 최대한 만남 중에는 참아보는 것이 어떨까.
향수는 적당히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평소 잘 뿌리지 않는 향수를 뿌리고 나가는 경우가 있다. 적당히 은은하게 뿌린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자칫 긴장해 과도하게 뿌리고 나갔다가는 나도 상대방도 두통에 시달릴 수 있다. 차라리 소개팅 전날, 미리 준비해둔 옷에 살짝 뿌려두어 은은하게 냄새가 배게 하고 당일에는 손목 등 한 군데만 살짝 뿌리고 나가는 편이 더욱 자연스럽다.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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