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행했던 ‘레몬 디톡스(해독) 다이어트’를 기억하는가. 3일에서 5일간 빈속에 레몬물만 먹으며 몸을 정화시키는 식이요법이다. 꽤 힘든 방법이라 금방 유행이 식긴 했지만, 레몬 디톡스가 아니더라도 체내 독소를 제거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후로도 다이어트와 건강 목적으로 해독주스, ABC 주스 등의 디톡스 식이요법이 주목을 받아왔다. 그중에서도 과학적 원리에 따라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는 오토파지 주스를 소개한다.
오토파지 주스란?
오토파지에 대해 알려면 먼저 ‘오토파지’라는 낯선 단어가 어디에서 왔는지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토파지는 1960년대에 발견된 개념이지만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에 의해서 빛을 받기 시작했다. 오스미 교수는 세포가 분해되는 오토파지 현상(autophagy, 자가포식)이 다시 에너지원이 되면서 세포가 스스로 재활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의 세포는 스스로 체내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정화시킨다는 것.
하지만 이 오토파지 능력이 부족한 세포들은 내부에 독소와 노폐물이 계속 쌓이게 된다. 그 결과 세포 변이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무서운 암세포 되겠다. 또한 치매나 각종 염증을 유발한다고 하니 긴장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오토파지 능력을 원활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학적 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아프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위험 때문에 병원을 찾지는 않는다. 대신 집에서 간단하게 오토파지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으니 그것이 바로 오토파지 주스인 것이다.
주스 한 잔으로 해독이 되는 이유는?
최근 주스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음식을 씹어서 먹지 않고 식도로 흘려버리니 몸에 좋지 않다는 의견과, 믹서기로 음식을 가는 과정에서 식품 속 세포벽이 파괴되며 효과가 더욱 커진다는 의견이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여러 가지 음식의 영양분을 한 번에 섭취하는 데 주스만 한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오토파지 주스 또한 오토파지 활성화에 필요한 재료들을 적절한 비율로 섭취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오토파지 주스의 무엇이 그토록 효과적일까? 오토파지 주스에는 물을 제외하면 다섯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단호박, 바나나, 케일, 연근, 아몬드, 모두 구하기 까다롭지 않은 식품들이다. 케일과 단호박에 함유된 베타카로틴, 비타민C는 세포의 독성과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천연 항산화제다. 연근 또한 혈액을 맑게 하고 해독 작용을 하는 글루타티온 성분이 있으며, 바나나는 우리 몸을 움직여줄 식물성 단백질과 비타민을 제공한다. 아몬드는 몸에 좋은 지방, 불포화 지방산은 물론이고 칼슘과 철분까지 보충한다. 이처럼 오토파지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로 구성했으니 믿고 시도해볼 만하다.
오토파지 주스 먹는 법, 어렵지 않아요
다이어트를 식이요법의 난관 중 하나는 음식 그 자체보다 먹는 방법에 있다.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사흘간 단식해야 하며, 단백질 파우더 또한 광고하는 대로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아침저녁으로 정량을 물, 우유 등에 타 먹는 것을 권장한다. 오토파지 주스 또한 ‘모방 단식’에 따라 섭취해야 한다.
모방 단식이란 하루 1,000칼로리 이하로 몸의 해독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로 구성된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다. 오토파지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때가 바로 단식했을 때인데, 특히 단식한 지 48시간 되었을 때 가장 활성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과 단식을 병행하기란 몹시 어려우며 필요한 열량이 공급되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괴로운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단식 대신 단식을 하는 것처럼 몸을 착각하게 하는 건강한 식사법이 필요한 것. 따라서 오토파지 주스는 아침저녁으로 공복 상태일 때 섭취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점심은 1,000칼로리 이하로만 섭취하기 때문에 꽤 자비롭다고 할 수 있겠지만, 공복을 유지하려면 식사와 주스 외에는 어떤 간식도 먹지 못한다는 점이 난관일 수 있다.
오토파지 완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오토파지 주스를 시작한 당신, 생각보다 배가 고프지 않는다는 점에 놀랐을 것이다. 포만감과 열량을 주는 바나나가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재료와 함께 물 350㎖가 들어가기 때문에 섭취 직후에는 오히려 배가 부르다. 금방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긴 하지만 공복감이 빠르게 찾아오지도 않는다. 맛은 어떨까. 그다지 맛있지는 않지만 바나나, 단호박 때문에 약간의 단맛이 도는 음료라 큰 거부감은 없다. 그렇게 지시대로 5일간 오토파지 주스를 섭취한 후, 당신의 몸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많은 사람들의 주 관심사인 체중 감량에는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 모 건강 프로그램의 실험 결과 체험자에 따라 1.6㎏에서 3.6㎏까지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섭취하는 칼로리가 줄었으니 체중 감량은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건강 관련 수치다. 오토파지 주스를 체험한 모든 사람들이 간 해독 수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수치가 하락했으며, 특히 몸에서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는 중성지방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처럼 오토파지는 즉각적인 감량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다이어트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이요법이다.
오토파지 과정에서의 주의점
오토파지 주스 섭취 시 반드시 지켜야 할 점은 ‘한 달에 5일 섭취한다’는 것이다. 이 기간이 눈에 띄는 효과를 낼 수 있으면서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상한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5일보다 덜 섭취하거나 그 이상 섭취하는 경우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간식 섭취 금지 또한 많은 사람들이 잊어버리거나 무시하는 부분이다. 간식의 칼로리 때문이 아니다. 오토파지 활성화가 되려면 우리 몸이 일정한 공복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무심코 집어 먹은 과일 한 조각 때문에 열심히 주스를 마신 일들이 무색해질 수 있는 것이다.
요리를 할 때는 부족한 재료를 넣지 않아도 별 문제 없지만, 오토파지를 할 때는 모든 재료를 갖추어야 한다. 오토파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측정해서 레시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케일의 설포라판 성분은 오토파지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이며, 연근의 글루타티온 또한 마찬가지다. 아몬드를 넣지 않으면 칼슘 등이 부족해 영양소 불균형이 일어난다. 바나나와 단호박도 마찬가지로 각각의 역할이 있다.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약으로 먹는다는 점을 기억하며, 가능한한 철저한 재료 마련과 레시피 엄수로 우리 몸을 바꿔보자.
글 : 서국선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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