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만난 기쁨도 잠시,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육아에 대한 고충으로 우울함과 힘듦이 찾아오게 됩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눈물이 난다거나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아이를 낳은 여자들만 해당되는 줄 알았던 ‘산후우울증’이 남편인 아빠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엄마의 산후우울증 VS
아빠의 산후우울증
현실 육아를 겪다 보면 엄마와 아빠 모두에게 산후우울증이 찾아옵니다. 보통은 엄마의 산후우울증을 생각하지만 아빠에게도 산후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100명 중 5~10명 정도는 아빠가 산후우울증에 시달리고, 엄마가 산후우울증일 경우 남편이 같이 우울증이 올 가능성이 50%까지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빠가 산후우울증을 느끼는 이유?
엄마와 아이의 애착 형성 기간이 생기면서 아빠의 존재성이 낮아지게 되는데, 이때 아빠가 필요하지 않는 존재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 좋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하소연할 상대가 없어서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게 됩니다.
아빠 산후우울증 자가진단
다음은 아빠 산후우울증 자가진단 리스트입니다. 본인이 몇 개의 항목에 해당되는지 리스트를 통해 체크해보며 우울증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①우울한 기분이나 짜증이 있다
②우울해 보인다거나 짜증나 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③거의 모든 활동에 대한 흥미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④아이 또는 아내에게 짜증을 내거나 부적절한 화를 낸다
⑤아이 또는 아내의 얼굴을 보면 눈물이 난다
⑥아이 또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죄책감이 들거나 미운 감정이 자주 든다
⑦아이 또는 아내가 인생의 장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6개 이상 해당될 경우 심각한 경우이니 꼭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도록 합니다.
아내의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들은 아이를 낳은 다른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육아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남편들은 이러한 고충을 털어놓을 지인이 없고 잘 얘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혼자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럴 때는 아내가 나서서 남편의 기분을 풀어주고 이해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자는 시간이나 둘만의 시간이 생겼을 때 대화를 많이 하도록 노력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밖에서 스트레스 풀고 오기
너무 집에만 있는 것은 우울증에 독이 됩니다. 밖에서 운동을 하여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기분 전환에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운동을 하게 되면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며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감소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평소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육아대디들의 등장
외국에서는 프렌드(friend)와 대디(daddy)의 합성어인 ‘프렌디’라는 합성어가 있을 정도로, 친구 같은 아빠를 선호하고 육아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빠가 많아짐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과 말은 많이 다른데요, 한국 사회에서 남성의 육아는 크게 존중되고 있지 않고, 육아휴직을 마음대로 사용하기가 눈치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가정에서는 좋은 아빠, 직장에서는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아빠들이 점점 무기력해지고 있습니다.
아빠 스스로도 노력하기
혼란스러운 감정은 잠시 뒤로하고, 육아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는 것이 우울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적극적으로 육아 관련 서적을 읽어보거나 육아법을 공부하여 정신적, 육체적으로 ‘아빠’가 될 준비가 필요합니다. 육아는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란 것을 깨닫고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면 아내에게 솔직하게 털어놔 대안점을 찾도록 합니다.
방치되기 쉬운 아빠의 산후우울증
아빠의 산후우울증은 엄마의 그것보다 방치되기가 쉽습니다. 아빠는 엄마와 달리 감정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빠 본인 스스로도 무딘 탓에 자신의 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이런 건 별거 아니라고 넘어가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러다가 감정이 하나둘씩 쌓이면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표출하게 되고, 자책감과 원망하는 감정들에 휩싸이게 됩니다. 아빠가 우울하면 아이 정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다양한 시도로 부부가
함께 극복하기
남편의 경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빠가 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내의 임신과 출산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오는 남편, 이때 부부가 서로 많은 대화를 하고 서로의 감정을 잘 살피고 칭찬을 많이 해주며 의욕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육아를 짐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과정으로 여기며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 또한 필요합니다.
과도한 책임감 덜어놓기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과도한 책임감이 늘어나 우울증이 오기 쉬운데, 이런 부담감 때문에 아이나 아내와 시간을 보내기보다 한 푼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이것이 과도하다 보면 에너지 고갈 상태가 되어버리고 집에서는 맨날 누워 있거나 말이 없는 아빠, 남편으로 전락하게 되어버립니다. 밖에서 쓰는 에너지와 집에서 쓰는 에너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빠와 남편으로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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